논산에 있는 지역 사학 건양대와 대전 가수원동 소재 건양대병원의 최고 경영자 김희수 총장에게는 이미지 몇 개가 겹친다. 보통은 사학 건립자겸 현역 총장으로서 지역사회에 각인돼 있다. 또 작은 체구지만 신수가 훤해 보인다. 2년 뒤 산수(傘壽)를 맞는 김 총장이다. 그가 스스로 굳혀온 이런 이미지에다 한가지 특장을 더 보탠다면 지역 출신 명사급 인사들에 대한 '착한 욕심'일 것이다.

김 총장은 어제도 명사 출신 교수 한명을 새로 맞아들였다. 대전시교육감을 세 차례 역임한 김신호 전 교육감이다. 김 전 교육감에 대해 다른 사립대학에서도 영입설이 나돌았지만 최종 영입에 성공한 사람은 김 총장이다. 이에 따라 9월부터 김 전 교육감은 석좌교수 자격으로 현대교육, 인문분야 강의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눈여겨 볼 대목은 김 전 교육감 경우처럼 고직공직을 마쳤을 정도면 자리나 경제적 보상 등 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다. 그런 인사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제1의 가치는 명예와 함께 후학들에게 자신의 경륜과 융합지식을 전수하고 싶다는 열정과 공동체에 대한 봉사로 보아 틀리지 않는다. 당연히 그런 공간을 어느 대학에서 의욕을 갖고 열어주느냐가 관건이다. 김 총장은 이 부분에서 상대의 마음을 얻었으며 실질적인 수혜자는 강의를 소비하는 학생들이 될 것이다.

김 총장의 각계 명사들 자원에 대한 러브콜은 지난 해 4월에도 위력을 발휘했다. 당시 김 총장의 영입 사정권에 들어온 인사는 심대평 현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장이었다. 지난 학기엔 정부 일이 겹쳐 학생들과의 접촉빈도가 드물었지만 2학기가 시작되면 심 위원장도 학생들을 상대로 접촉면을 넓혀갈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의 달인이자 제도권 정당의 대표였던 '심 석좌교수'의 행정학과 안보분야를 넘나드는 명품 강의가 개봉박두해 있는 셈이다.

대학 강단에 서기에 충분한 지역 명사들은 희소가치가 큰 인적 자원이다. 그런 사람들이 지역 사학으로의 '하방(下放)'에 나설수록 대학들의 경쟁력 지수가 높아질 것이고, 특히 세대간 벽을 낮추는 소통 생태계의 확장효과가 기대된다. 김 총장 특유의 지역인재 양성 철학이 투사되는 방식이라 볼 수 있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