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이 농산물 더 싸요”

21일 대전 중구 안영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전국주부교실 대전지회 물가조사 모니터원이 물품을 살피며 7월 정기물가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1일 대전 중구 안영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전국주부교실 대전지회 물가조사 모니터원이 물품을 살피며 7월 정기물가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경기가 좋아야 손님들이 많을텐데 낮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요."

21일 대전 중구 안영동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 마트 내에서 식품을 판매하고 있는 이형자(가명 ·50 ·여)씨는 2시간 째 아무것도 팔지 못했다. 본격적인 휴가철과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발길도 끊겨 매장은 더욱 썰렁하기만 했다. 이 씨는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손님은 없고 오히려 알뜰하게 살 것만 사고 돌아가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손님들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날 전국주부교실 대전지회는 `7월 정기 물가조사`를 실시했다. 정기 물가조사는 대전 지역의 물가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경제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두 달에 한번 꼴로 실시하고 있다. 물가조사는 대전지역에 분포돼 있는 대형마트, 백화점, 재래시장 등 30곳을 대상으로 곡물류, 육란류, 과일채소류 등 생활필수품 53개와 미용비, 목욕비, 외식비 등 개인서비스 20개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다. 물가조사를 맡은 김영자 모니터원은 "모니터원으로 활동한지가 20여 년 째인데 요즘처럼 지역 경기가 안 좋은 적이 없다"며 "경기가 안 좋은 만큼 소비자도 지갑을 쉽게 열지 않는 분위기고 추석도 일러 제수용 과일 등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 날 김 모니터원은 쌀에서부터 한우, 치약, 간장 등을 꼼꼼하게 살피며 조사를 진행했다. 대형마트와 같은 경우 품목마다 가격이 제시돼 있지만 품목당 조사기준이 마련돼 있어 김 모니터원은 같은 품목이라도 세밀하게 가격표를 살폈다. 대표 여름과일인 참외(400g)와 수박(8.5㎏)은 각각 2250원, 1만8000원에 판매중이었으며 요즘 같은 우기에 가격이 상승하는 시금치(332g)와 상추(186g)는 각각 2000원, 1800원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김 모니터원은 "어제(20일)는 재래시장에 들러 물가조사를 실시했는데 대형마트와 비교해보니 농산물은 재래시장이 싸고 공산품은 대형마트가 더 쌌다"며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도 가계경제를 위해 꼼꼼히 가격을 살피고 물가조사 정보를 통해 더욱 알뜰하게 물품을 구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8년 만에 가장 이른 추석을 맞이하면서 지역 유통업계는 사과, 배 등의 제수용 과일의 가격이 평균 15%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홍로나 원황 등의 제수용 대표 과일의 조생종 출하가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대과(大菓)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높아져 가격이 상승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경구 농협대전유통 하나로클럽 과일채소팀장은 "소비자는 과일을 고를 때 착색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거름, 퇴비 등의 착색에 대한 인위적 비용이 들어가게 되면서 자연스레 가격이 상승하게 될 것"이라며 "때문에 평소 명절 때 판매율이 높지 않던 키위, 애플망고 등의 수입산 열대과일의 대체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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