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침신대 강의동 게시판
사진=침신대 강의동 게시판
국내 유일의 침례교단 신학교육기관인 `침례신학대학교`.

침신대 캠퍼스에는 어느 날 할것없이 매일 찬송가가 흘러 나온다.

그래서 일까? 대전의 그 어느 대학 캠퍼스보다 평안한 분위기가 캠퍼스를 가득 맴돈다.

다른 곳에선 흔하게 볼 수 있는 학생들의 말다툼 하나 없을 것만 같은 조용한 침신대!

중간고사를 앞둔 어느 날, 강의동에 큰 벽보가 붙여졌다.

`WHY NOT, 안될 이유가 있나요? `, `우리는 변화하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한번도 목소리를 내본 적이 없다`

무슨 일이 있기라도 한걸까? 확인 결과, 이 벽보를 붙인 학생들은 다름아닌 침신대 총학생회 `더 드림`이다. `더 드림`은 침신대 학생들이 끊임없는 도전이 없이 안일한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만 같아 `Why Not`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

`현재의 삶에 감사함은 있어도 만족은 있어서는 안된다` 라는 신념을 갖고 산다는 총학생회장 김인동(26)씨는 "더 나은 학교, 사회, 세상을 만들기 위해 왜 안되겠냐는 질문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Why Not?` 캠페인을 기획, 진행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다` 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학생회가 해야 할일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대학 구조조정 등으로 많은 대학교가 들끓고 있는 요즘이지만 침신대 학생들은 유난히 조용했다.`더드림`은 더 나은 학교의 미래와 후배들을 위해 생각할 아젠다(agenda)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임원들은 세미나를 열면서 의견을 모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연구한 결과 여러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Why Not?` 캠페인. 처음에 캠페인이 진행될 때는 대부분의 학생이 캠페인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벽보에 그저 장난을 치는 학생들도 몇 있었다고. 하지만 계속해서 캠페인을 진행하자 많은 학생들은 캠페인의 메시지를 반응하기 시작했고 `Why Not?` 벽보에는 점점 많은 학생들이 의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흔히 총학생회의 학생중심의 정책들은 본부와의 마찰을 낳기도 한다. 하지만 침신대는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이 없었다. 바로 더드림의 유연한 `소통` 기술 때문이다. 그저 상호간의 의사를 이야기하고 끝내는 것은 자칫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쉽다. 하지만 `더드림`은 나름의 원칙이 있다. 서로 입장을 이해하고 그 과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의 `기준` 을 정해 따른다.

`학생들과의 소통`의 기준과 `대학본부`와의 소통의 기준을 먼저 세웠다. 물론 학생들의 의견을 더 중요시 해야 했다. 특히 인동씨는 학생회장이라는 신분을 숨겨가며 많은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생각을 묻고 의견을 경청 했으며 학생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계속해서 고민했다. "학생들을 섬기는 것이 저희들의 몫이죠"

학교와의 소통에서는 많은 시도가 있었다. 총장님과의 대화도 몇 차례 이뤄졌으며 대학본부와의 소통도 중요하게 여겼다. 각 부서의 운영상황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더드림` 은 끊임없이 필요한 자료들을 요구했다. 때문에 본의 아니게 학교 직원들을 귀찮게 하기도 했다고. 하지만 아는 만큼 소통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계속 찾아가 소통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전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이 같은 일이 제법 힘들진 않을까?

"학생들 대다수가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신학생들입니다. 그렇기에 저희도 마땅히 학생들의 목소리를 학교와 더 많은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총학생회의로서의 사명이자 의무라고 생각해요"

`더드림`은 방학에도 결코 쉬지 않는다. 남은 임기동안의 목표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더드림`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바로 `교육, 복지, 문화` 이다.

"올해로 저희 학교가 개교 60주년을 맞았어요, 학교가 새로운 발걸음을 하는 만큼 학생회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침신대에 더 좋은 교육, 더 나은 복지, 함께하는 문화가 정착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의견의 소통은 `더 드림`의 하반기의 가장 큰 목표이다. 물론 원칙이 가장 중요하다. 학생과 본부가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소통하며 학생과 학교는 절대로 대립적인 구도가 아니라 공존의 관계이며 마치 `사랑하는 가족관계` 이길 바란다는 것이다.

최고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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