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아마추어 골퍼들은 그립의 압력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골프 스윙을 할 때 선수와 공 사이에서 실제로 우리 몸과 유일하게 접촉하는 부분이 바로 그립이기 때문이다. 클럽을 스윙할 때에 적정한 그립 압력이 일정한 골프 샷을 결정해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골프 클럽을 컨트롤하려면 그립에 적당한 압력을 줘야 하지만 그렇다고 손이 긴장돼서는 안 된다. 더욱 일정하고 정확한 골프 샷을 원한다면 그립의 압력을 견고하게 잡되 손목부터 어깨까지는 부드럽게 하는 것이 좋다. PGA 투어 통산 82승을 거둔 '골프 전설' 샘 스니드 선수는 그립의 압력에 대해 "아기 새가 날아가지 않게 잡지만 죽지는 않을 만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조언을 듣게 되면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은 자신이 그립의 압력을 너무 강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현실은 거의 모든 아마추어는 그립 압력을 너무 적게 주고 있다.

한 실험에 따르면 프로 선수들의 그립 압력은 아마추어 골퍼들의 두 배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프로들은 연습량이 매우 많기 때문에 아마추어들은 프로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 하면 안 된다. 일반적으로 프로들은 그립 압력을 자신의 힘에서 30-40% 정도 줘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절대 아마추어들은 30-40% 정도 힘을 줘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압력을 너무 많이 주면 리듬과 타이밍, 템포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전체적인 손가락 힘을 기르는 것이 좋다.

연습장에 나가서 공을 일주일에 수천 개씩 치는 방법도 있지만 집에서 간단한 운동을 하는 것도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손가락의 근육은 펴는 근육과 움켜쥐는 근육이 다르게 작용하는데 그 힘을 기르는 방법에는 턱걸이, 압력계, 작은 고무공을 주무르는 것, 신문지를 손으로 움켜쥐는 것, 윗그림처럼 기구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아마추어들은 어드레스부터 피니시까지 같은 그립 압력으로 스윙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어드레스부터 테이크백, 톱, 임팩트, 피니시가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어드레스 때를 40%라고 하면 허리에 왔을 때는 50%, 톱에서는 30%, 임팩트 시 100%, 피니시 때는 다시 30% 수준이어야 한다.

한남대 골프레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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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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