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그립은 골프 클럽을 잡는 행위는 물론 클럽을 편리하게 잡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씌운 재료를 의미하기도 한다.

1949년 이전까지 골프 그립의 재질은 대부분 가죽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1949년에 미국의 한 회사가 처음으로 고무로 된 그립을 만들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1953년 샤프트에 끼는 그립을 발명하면서 골프 그립의 혁신이 일어났다. 특히 1958년 토미 볼트라는 선수가 샤프트에 끼우는 그립을 사용해 유에스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이 형태의 그립은 더 큰 인기를 얻게 됐다. 그리고 60년이 지난 지금도 투어 선수부터 아마추어 골퍼까지 80% 이상의 골퍼들이 당시의 그립과 유사한 종류의 그립들을 사용하고 있다.

많은 골퍼들이 그립을 단지 골프 클럽의 샤프트 끝에 있는 고무 정도로 생각하지만, 그립은 골프 스윙에 앞서 골퍼와 골프 클럽이 처음 만나는 곳이며 전체 스윙을 제어하는 유일한 부분으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립을 만드는 재질에는 가죽, 합성가죽, 천연고무, 합성고무, 서모 플라스틱 등이 있는데 대다수의 그립은 천연고무나 합성고무로 만들어졌다. 고무 그립이 애용되는 이유는 사용 수명이 길고 다양한 색깔과 형태로 제조되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된 합성 재질로 만들어진 그립 같은 경우에는 공을 타격하는 순간 손으로 전달되어 오는 충격 흡수가 잘되고 골프 장갑과의 접착력이 더 오래가기도 한다. 비가 많이 오거나 습한 날씨 속에서 연습이나 경기하는 경우 손에 땀이 많이 난다면 여러 겹으로 된 그립을 사용해 손이 미끄러지는 일을 줄여줄 수 있다.

골프 그립의 타입은 라운드와 립, 피스톨, 패들 형식 등이 있다. 라운드 그립은 이름 그대로 동그랗게 생긴 반면 립 그립은 아랫부분이 갈비처럼 약간 튀어나와 있다. 타입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또한 퍼터 그립은 한 면이 각으로 돼 있다. 피스톨과 패들 형식의 그립도 있다. 그림과 같이 패들 그립은 아랫부분이 계란형이고, 피스톨 그립은 아랫부분이 동그랗다. 대체로 손가락이 긴 골퍼들은 패들 그립을 선호하고 손가락이 짧고 손이 작은 골퍼들은 피스톨 그립을 선호한다.

한남대 골프레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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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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