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정부 합동분향소를 방문, 조문을 마친 뒤 한 유가족으로부터 항의와 하소연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정부 합동분향소를 방문, 조문을 마친 뒤 한 유가족으로부터 항의와 하소연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약 25분 동안 머물며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박 대통령은 검은색 투피스 차림으로 이날 오전 합동분향소를 방문, 분향소 전면에 마련된 사고 희생자들의 영정을 둘러본 뒤 헌화·분향하고 묵념했다. 조의록에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넋을 기리며 삼가 고개 숙여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조의록을 작성하는 도중 한 유가족은 "대통령이 왔으면 가족들을 만나야 할 것 아니냐"고 외쳤고, 다른 여성 유족은 "대통령님, 자식이에요"라며 울부짖었다. 이처럼 분향소에서는 박 대통령을 향한 유가족들의 절규와 호소가 쏟아졌다. 한 남성은 무릎을 꿇고 "자기 목숨 부지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해경관계자들을 엄중 문책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여성은 "대통령님, 우리 새끼들이었어요. 끝까지 있으셨어야지, 현장에 있으셨어야죠"라며 "지금 바다에 있는 아이들도 대통령님이 내려가서 직접 지휘하세요"라고 절규했다. 박 대통령은 호소하는 유족들의 손을 부여잡으며 "그렇지 않아도 국무회의가 있는데 거기에서 그동안에 쌓여온 모든 적폐와 이것을 다 도려내고 반드시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서 희생된 모든 것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다른 유가족이 "우리나라 국민이 우리나라에 안 살고 싶고, 떠나고 싶다는 사람이 이렇게 많으면 안되잖아요"라며 호소하자 침통한 표정으로 "잘 알겠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안산=송신용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송신용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