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로프로세싱 공정 개발 年 10t 단위 처리·검증 가능 폐기물 처분면적 대폭 감축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해 핵무기 제조 등에 이용할 수 없게끔 변환시키는 기술로 고준위 폐기물 관리의 안정성을 대폭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 연구원이 한국원자력연구원 파이로프로세싱 모의실험실 PRIDE에서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해 핵무기 제조 등에 이용할 수 없게끔 변환시키는 기술로 고준위 폐기물 관리의 안정성을 대폭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 연구원이 한국원자력연구원 파이로프로세싱 모의실험실 PRIDE에서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우리 원자력계가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사용 후 핵연료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초로 파이로프로세싱의 모든 공정을 공학 규모의 일관공정으로 모의할 수 있는 시험시설인 PRIDE(PyRoprocess Integrated inactive DEmonstration facility)가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플루토늄 단독 분리 불가능한 평화적 재활용 기술=파이로프로세싱은 섭씨 500~650 ℃에 달하는 고온의 용융염을 이용해 전기화학적인 방법으로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 등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해내는 기술이다.

공정 특성상 플루토늄의 단독 회수가 불가능해 핵확산저항성이 뛰어나고 회수한 핵물질을 제4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FR)에서 재순환 소멸시킴으로써 우라늄 자원 활용률을 크게 높이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면적은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선진 핵연료주기 기술이다.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 원자력 선진국들이 기술 실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1997년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를 처음 시작한 이래 최근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적으로 기술 우위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PRIDE 완공 눈앞=한국원자력연구원이 원내에 구축하고 있는 PRIDE는 사용후핵연료 전처리부터 고온산화-전해환원-전해정련-전해제련-염폐기물 처리 등 단위 공정별로 개발돼 왔던 파이로프로세싱 공정 전체를 연계해 공학 규모로 일관공정(integrated system) 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시설이다. 지난 2007년부터 2년간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전력기술과 공동 설계한 뒤 2009년 착공, 현재 마무리 공사 단계로 총 330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오는 5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파이로 기술적 타당성 검증= PRIDE는 파이로 일부 공정을 실험실 규모로 실증 시험하던 기존 시설과 달리 파이로의 모든 단위 공정을 연계한 일관공정을 공학 규모로 연간 10t을 처리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시설이다.

산화물 연료 투입부터 최종 우라늄 잉곳(ingot)과 폐기물 고화체 제조까지 종합적으로 모의실험과 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

PRIDE가 가동되면 그동안 ACPF 등을 이용한 연구개발을 통해 획득한 공정별 핵심 기술을 근간으로 공정별 성능, 공정간 연계 운전성, 원격 운전성, 유지 보수성 및 핵확산저항성 등을 종합 평가할 계획이다. 앞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06년 실험실 규모의 시험시설인 ACPF(Advanced spent fuel Conditioning Facility)를 구축한 후 사용후핵연료 전처리 공정 및 전해환원 공정 등 파이로프로세싱의 단위 공정 기술을 연구개발해왔다.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이한수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주기공정개발부장은 "세계 최초로 파이로 일관공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측이 빗나가는 경우가 생겨도 이를 보완할 방법을 다시 고안하고 모든 장치를 직접 제작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 기술력으로 만들어낸다는 자부심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열정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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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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