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수도·정화조 등 못갖춰

아산 강당골 산촌생태마을에 지난해 12월 말 캠핑카가 설치됐지만 시설 미비로 수개월째 사용을 못하고 있다.  윤평호 기자
아산 강당골 산촌생태마을에 지난해 12월 말 캠핑카가 설치됐지만 시설 미비로 수개월째 사용을 못하고 있다. 윤평호 기자
[아산]아산의 산촌생태마을에 수천만 원을 들여 캠핑카(캠핑 카라반)가 보급됐지만 수개월 째 사용을 못하고 있다.

14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송악면 외암리 강당골 산촌생태마을에 캠핑 카라반이 설치됐다. 캠핑 카라반은 지난해 강당골 산촌생태마을이 우수 산촌생태마을에 선정되며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무상 보급됐다. 캠핑 카라반 구입 경비 4500만 원은 전액 도와 시 예산에서 충당됐다. 시와 도는 캠핑 카라반 구입 경비로 3200만 원과 1300만 원을 각각 부담했다. 이동이 가능한 6인용 트레일러형 캠핑 카라반은 강당골 산촌체험관 옆 부지에 설치됐다. 캠핑 카라반은 침실과 주방, 거실, 화장실 등이 구비됐다.

캠핑문화 증가 속에 새로운 레저문화로 산촌생태마을에 캠핑 카라반이 보급된 지 4개월 여가 흘렀지만 지금까지 이용 실적은 전무하다. 전기와 수도 등 부대 시설이 뒤따르지 않아 캠핑 카라반은 설치 후 한번도 제 역할을 못한 채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사용할 수 없는 전시성 캠핑카로 전락한 실정이다.

강당골 산촌생태마을 관계자는 "캠핑 카라반 이용을 위해서는 전기와 수도, 정화조 시설이 연결돼야 하지만 공사가 만만치 않다"며 "공사비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캠핑 카라반은 지방정부의 재정으로 구입됐지만 관리나 운영은 주민들 몫이다. 강당골 산촌생태마을측은 "동절기 동안 체험관 숙박 등 수익이 적어 재정이 동이 나 공사비 마련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캠핑 카라반이 수개월 째 유명무실한 상태이지만 카라반 구입 예산의 절반 이상을 부담한 시는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시 관계자는 "캠핑 카라반이 비수기라 이용자가 없는 걸로 알고 있었다"며 "이용 실태를 알아 보겠다"고 말했다.

주민 A(50·남)씨는 "현지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시설만 보급해 예산이 낭비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촌생태마을을 운영하는 강당골 영농조합법인은 "조합원과 협의를 거쳐 공사를 실시해 빠르면 다음달부터 캠핑 카라반이 이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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