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빵 사이에 야채와 고기, 과일 등을 넣어 햄버거 같이 간편한 식사로 사랑받는 `샌드위치`는 18세기 영국의 정직한 공무원 샌드위치 백작이 식사할 시간 없이 업무에 열중하다 보니 간편한 식사를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저렴하고 시공성이 좋은 단열 외벽재 `샌드위치 패널`은 대단한 위력을 발휘해서 전국 어디에 가든 건축 외장재로서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샌드위치 패널은 얇은 금속판 사이에 야채와 고기 대신 우레탄 또는 발포스티로폼을 넣어 손쉽게 제작하고, 운반도 편리할 뿐만 아니라 설치 조립이 간단하며, 가격까지 아주 착하니 건축주가 이것을 마다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 샌드위치 패널은 사람을 잡아먹는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다. 1999년 23명의 유치원생이 사망한 씨랜드사건, 2008년 40명이 사망한 이천시 냉동물류창고 화재 및 열흘 전 꽃다운 대학생 10명이 죽게 된 경주 마우나 리조트의 공통점은 모두 스티로폼 샌드위치 패널로 시공된 건축물이라는 것이다.

경주 마우나 리조트의 경우 유례없는 폭설 원인이 있었지만 붕괴된 체육관은 기둥 볼트가 설계기준의 반으로 부실시공된 것이 주원인이었고, 리조트 측의 관리 부재와 졸속 대처가 발단이 되었기에 인재(人災)가 분명하다.

그동안 국민들이 이런 괴물과 살았다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하지 않을 수 없다.

강대국 틈에서 대한민국은 지정학적으로 샌드위치가 될 수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전 세계가 놀랄 만큼 모든 분야에서 정말 잘하고 있는데 어찌하여 이런 우매한 사고가 벌어지고 있는지 관계자 모두 깊은 반성과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한다.

또한 위험한 샌드위치 패널 사용은 법적으로 강력하게 제한하고 신중히 재고하여야 한다.

최재인 대전충남 건축가협회장·신화엔지니어링 대표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