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두드림스' 통기타 동호회 매주 고속道 휴게소 자선공연 2년간 여행경비 1840만원 지원

두드림스가 매주 토요일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아 자선 공연을 하고 있는 장면.  사진=풀뿌리희망재단 제공
두드림스가 매주 토요일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아 자선 공연을 하고 있는 장면. 사진=풀뿌리희망재단 제공
재능으로 즐거움을 선사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휴게소 밴드`가 있다. 천안의 통기타 동호회 회원 4명이 의기투합해 2009년 여름 결성한 직장인 밴드, `두드림스`.

음악적 느낌도 살리며 `꿈을 이루다`라는 영문 뜻을 담은 이름의 두드림스다. 두드림스의 자선 공연은 주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이뤄진다. 2010년부터 매주 토요일이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공연을 연다. 그들이 펼쳤던 공연 휴게소는 천안논산 고속도로 정안휴게소가 출발점이었다. 이어 경부고속도로 천안삼거리휴게소를 지나 2012년부터는 평택제천 고속도로 안성맞춤휴게소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두드림스`의 단원은 김남 단장을 비롯해 총무를 맡고 있는 홍일점 고정애 씨와 김현우, 곽노산, 전영덕, 허세출 등 6명이다. 30대인 김현우씨를 제외하고는 50대 중년 들이다. 학창시절 그룹사운드에서 활동하거나 실제로 음반을 낸 이도 있지만 생업은 모두 따로다. 대부분 천안과 아산에 직장을 두고 있지만 음악과 봉사가 좋아 외지에서 근무하다가 공연날이면 먼데서 합류하는 멤버도 있다. 휴게소 공연은 오전 9시부터 시작해 오후 4시까지 계속된다. 공연시간은 7시간이지만 무대 설치 등 사전 준비와 철수까지 감안하면 1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황금 같은 주말 낮시간이 통째로 공연에 할애되기 다반사다.

야외 공연인 탓에 날씨도 복병이다. 여름이면 더위에, 겨울은 추위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고생은 겨울이 더 심하다.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불러야 하지만 입과 손이 얼어 실력을 마음껏 발휘 못할 때도 많다. 공연 천막과 모금함이 갑자기 불어닥친 돌풍에 날라가고 부서져 공연이 취소된 적도 있다. 휴게소 진·출입 차량들의 매연으로 공연을 마치고 나면 목이 쉬고 아플 때도 있을 법하지만 단원들은 주말이면 어김없이 고속도로 휴게소로 차를 몬다.

휴게소에 들렀다가 두드림스의 공연을 보고 한 푼, 두 푼 모금함에 넣어진 공연 모금액은 2010년에는 1486만 원, 2011년 1287만 원을 기록했다. 동전에서부터 천원, 만원 짜리로 모아진 공연료는 고스란히 기부금으로 관리된다. 이들에게 기부금은 그 어떤 돈 보다 소중하다. 공연이 끝나면 휴게소 직원과 함께 금액을 확인한 뒤 두드림스의 인터넷 카페에 공지를 하고 곧장 천안의 풀뿌리희망재단으로 전액이 보내진다. 2012년부터는 천안의 8개 그룹홈 여행경비로 기부하고 있다. 풀뿌리희망재단을 통해 2년간 1840만 원이 지원됐다. 두드림스의 기부 덕분에 생활교사까지 포함해 8개 그룹홈의 아동 60여 명은 소중한 여행기회를 갖고 있다.

김남 두드림스 단장은 "아이들 얼굴이 떠 올라 피곤해도 공연을 거를 수 없다"며 "그룹홈 아이들에게는 우리가 슈퍼스타"라고 환하게 웃었다.

임재은 풀뿌리희망재단 간사는 "두드림스의 재능기부가 그룹 홈 아이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며 "한 번의 기부도 좋지만 재능을 활용한 지속적인 기부가 우리 사회 기부 문화를 살찌우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천안=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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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홈 아동들을 돕기 위한 직장인밴드 두드림스의 고속도로 휴게소 야외공연에서 한 이용객이 모금함에 돈을 넣고 있는 장면. 사진=풀뿌리희망재단 제공
그룹홈 아동들을 돕기 위한 직장인밴드 두드림스의 고속도로 휴게소 야외공연에서 한 이용객이 모금함에 돈을 넣고 있는 장면. 사진=풀뿌리희망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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