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헤쳐가는 경제기관·단체장] 16. 이윤기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 이사장

부의 편중,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기업, 정확히 말하면 글로벌화된 소수 대기업의 곳간에는 돈이 쌓여가고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의 지갑 형편은 좀체 나아지지 않고 있다. 대안적인 흐름도 있다.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이 씨줄과 날줄로 엮어 만들어지는 사회적경제가 이윤 보다 사람을, 개별 기업·조직이 독점하는 이익 보다 공동체와 지역사회로 재분배되는 호혜적인 경제를 만드는 방안으로 주목되고 있다.

충남에서 사회적경제의 확장에 힘을 쏟는 단체가 있다.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이다.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는 협동과 연대, 순환과 공생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의 복원과 창조를 사명으로 지난해 1월 19일 창립됐다. 지역에 기반한 1000개의 풀뿌리기업 발굴과 이들의 성장을 돕고 사회적경제 주류화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17명 임·직원들이 도내 곳곳을 누비며 사회적경제의 싹 틔우기에 매진하고 있다. 굵직한 활동으로 올해에만 `사회적경제 한마당in충남`, `네트워크 파티` 등의 행사와 사회적기업 창업 육성 등을 진행했다. 충청북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된 사회적기업 창업 육성을 통해 문화예술공연, 공정여행, 농업 등 다양한 영역의 12개 기업이 창업에 성공했다. 몇 곳은 이미 예비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기업으로 등록을 마쳤다.

이윤기<사진> 이사장은 내년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의 핵심 사업으로 권역별 네트워크 구성을 언급했다. 사회적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공동체, 시민사회까지 포괄하는 사회적경제 네트워크를 시·군별로 만들어 정보의 공유와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지역별 사회적경제 네트워크는 현재 천안, 홍성, 서천 등이 구성됐다. 금산, 보령, 공주에서도 설립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당장 구성이 어려운 곳은 내년에 몇 개 지역을 모아 권역별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지역경제 활로도 사회적경제에서 모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자본과 인력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매개체가 돼 지역거래를 촉진해 지역생산, 지역소비의 선순환을 이루면 공동체 복원은 물론 더디지만 안정적인 경제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편차도 인정했다. 도는 정책적으로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일선 시·군은 공감대나 정책 기반이 미약한 편이라고 말했다.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는 사회적경제의 지속가능한 인력풀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지역대학의 산학협력단이나 창업보육센터와 손 잡고 사회적경제 청년 캠프 등을 개최해 청년들이 사회적경제에도 관심 갖고 진출할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맞아 후보들에게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정책들을 제시하고 공약화하는 활동도 다른 사회적경제 조직들과 폭 넓게 논의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돈보다 사람이 귀한 사회와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결국 경쟁과 배제에 의한 경제가 아니라 협동과 연대의 경제가 자본주의 위기의 중요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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