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부쩍 차가워진 공기가 얼굴을 감싸면 선뜻 이불을 박차고 나올 용기가 나지 않아 몇 번이고 망설여진다.

추위를 알지 못할 만큼 마음껏 온도를 높이자니 경제적 타격도 부담이거니와, 그렇다고 추위를 그대로 이겨보자니 낮은 기온에 약해져 가는 몸과 떨어지는 의욕을 주체할 수 없다. 이 겨울, 세찬 바람이 불어와도 포근함을 지키는 방법은 없을까?

기온이 23-24℃ 정도로 유지되면, 우리는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우리 지역 겨울철 평균기온이 약 0.6℃이니 '따뜻한 겨울'을 위해서는 20℃ 이상의 열이 더 필요한 셈이다. 간단히 '난방으로 집 안의 온도를 24℃까지 올려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적정 난방온도는 이보다 낮은 18~20℃ 사이이기 때문에 만약 실내온도를 24℃ 이상으로 올린다면 외부와의 기온차가 크게 벌어져 오히려 감기와 같은 겨울철 질병에 걸리기 쉬워진다.

따라서 실내온도는 조금 낮추고 부족한 온기를 보충해주면 현명하고 건강하게 겨울을 이길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 내복을 입으면 체온을 약 3℃ 정도 높일 수 있고, 실내에서 얇은 카디건을 걸쳐주는 것만으로도 약 2℃ 정도 체온이 올라간다. 또한 옷 밖으로 자주 노출이 되는 목과 손목, 발목을 잘 감싸주면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된다.

적정 기온만큼 중요한 것이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는 일이다. 겨울철 시베리아 대륙부터 불어오는 찬바람은 매우 건조하여 겨울철 평균습도가 50%밖에 되지 않는데, 건강을 유지하는 실내습도가 40-60%임을 감안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난방으로 공기를 덥히게 되면 그 속의 수증기가 날아가면서 습도가 4분의 1 정도로 낮아지므로, 가습기나 빨래, 어항 등으로 날아간 수분을 보충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높여준 기온과 습도는 각종 세균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 또한 만들어주므로 실내의 따뜻해진 공기가 아깝더라도 꼭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줘야 건강한 겨울을 완성할 수 있다.

'추워야 제맛'이라는 겨울, 적당한 온습도와 생활 속 보온습관이라는 양념을 첨가해서 그 맛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음미해보면 어떨까? 서애숙<대전지방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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