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역사 70억의 기억 - 라이프 사진전 11월25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서 열려
라이프는 최고의 사진가로 평가 받는 알프레드 아이젠슈테트, 유진 스미스, 더글러스 던컨 등이 활동했고, 주간 판매량이 1300만 부에 이를 만큼 절대적인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잡지였다. 이들 최고의 사진가들이 남긴 900만 장의 사진 중 최고의 사진 130여 장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백범 김구 선생부터 마이클 잭슨, 한국전쟁에서 아폴로 11호까지 세계 근현대사의 굵직한 순간들을 기록한 사진들과 평범한 일상에서 심오한 인생의 철학을 드러내는 사진에 이르기까지 라이프가 가지고 있는 넓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인생을 보기 위해, 세상을 보기 위해(To see life, To see the world)'라는 라이프의 창간인 헨리 루스의 창간사에 충실한 전시 기획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사진가 유진 스미스가 남긴 '유일한 생존자'와 '알버트 슈바이처' 그리고 20세기의 희망을 상징하는 '낙원으로 가는 길'은 그의 집념을 보여주는 대표작들이다. '낙원으로 가는 길'은 제 2차 세계대전기간에 당한 큰 부상으로 생사의 기로에 있던 작가가 자신의 아이들을 찍은 것으로 어두웠던 20세기의 희망을 상징하는 명작이다. 이 사진은 1955년에 뉴욕MOMA(뉴욕현대미술관)에서 기획한 '인간가족전'의 가장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으로 1957년 4월 경복궁 미술관에서도 순회전시된 바 있다.
라이프의 커버를 장식한다는 것은 당시의 모든 사진가들의 자부심이었다. TV가 등장하기 전까지 사람들은 라이프를 통해 세상을 봤고, 라이프는 사람들의 인생을 기록했다. 간디와 김구는 모두 민족의 지도자로 칭송을 받았지만 모두 암살 당했고, 처칠과 히틀러는 정치적 앙숙이었지만 미술에 대한 소질, 출중한 연설 능력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사람을 죽여야 하는 전쟁 속에서 군인들은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구하기도 하고 순간의 실수로 인류 최초의 달을 밟은 주인공이 바뀌기도 했다. 삶은 위태롭고 역사의 방향은 예상할 수 없는 궤적을 그린다. 기록하지 않았다면 스쳐 지나갈 사실이 사진가들을 통해 불멸의 역사로 남았다. 라이프사진전은 인생과 역사에 대한 멋진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전시는 11월 25일까지 열린다. 문의 ☎ 02(747)7790 .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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