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탈리 레테'비밀의 화원' 展 내달 9일까지 대전롯데갤러리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프랑스 인기 일러스트 작가 `나탈리 레테`의 원작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별전이 대전에서 열리고 있어 지역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전 롯데갤러리 다음달 9일까지 `나탈리 레테 - 비밀의 화원`展을 연다.

드로잉, 페인팅, 일러스트레이션, 텍스타일 등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 80여 점과 함께 아직 한국에서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유화 작품들과 한정수량의 실크스크린(판화), 그리고 다양한 아트상품들이 대거 전시될 예정이다.

대전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이번 특별전은 원화뿐 아니라 그녀의 다양한 작업을 아트상품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다. 중국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살고 있는 작가는 유럽, 미국, 일본을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화가이자 어린이 책과 아트상품을 개발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때로는 직접 카펫이나 쿠션을 짜거나 손수 가방, 도자기를 제작하는 공예가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에 읽었던 동화 속 내용을 배경으로 친근하면서도 위트 있는 주변의 사물을 담아내는 작가의 작품은 다양한 회사와의 협업(collaboration)을 통해 미술계를 넘어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붓을 통해 화면 안에 연출되는 사물들은 사랑스러우면서도 우스꽝스럽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심술궂은 표정을 짓는다.

때로는 다정하게, 때로는 심각한 표정으로 행복과 즐거움을 뽐내면서 형형색색의 들꽃, 풀벌레, 버섯 등 주변의 신변잡기와 함께 우리로 하여금 잊혀진 유년의 추억과 그리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작은 화면 안, 단색조의 바탕 위로 빈티지 인형이나 봉제인형을 그려 넣었을 뿐인데, 그들은 쓸쓸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표정으로 우리에게 자꾸 말을 건넨다.

생명에 대한 끊임없는 발견과 작고 사소한 사물에서도 경이로운 탄성과 표정을 찾아내는 작가만의 `화법`이 통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작가는 사물과 일상, 옛날 이야기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유도한다. 그 호소력은 그가 화폭에서 전개하는 명료하면서도 추상적이지 않은 그림 그리기와 작은 화면을 짜임새 있게 구성하는 구성력, 화려한 색감, 살아있는 표현력과 함께 그녀의 상상력을 빛나게 한다. 자칫 너무 가볍거나 천편일률적일 수 있는 소재들이 이렇듯 단박에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그의 그림은 때로는 즐거운 놀이이기도 했다가 딸에게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또는 자기 자신에게 읊조리는 독백으로 들리기도 한다. 이렇게 예술과 공예의 중간적 위치에서 가벼움과 무거움, 장식성과 회화성, 상업성과 순수성 사이를 오가며 즐거운 파티를 열고 있는 작가의 매력은 이미 미술계를 넘어 대중적으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유럽과 일본의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하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2010년 메종 드 오브제에서는 쿠션, 카펫, 테이블, 도자기 등 자신의 작품으로 구성된 컬렉션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약으로 대중들과의 소통을 폭 넓게 시도하면서 국내에서도 다수의 팬을 확보하며 그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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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 레테 作 ‘빨간 망토’
나탈리 레테 作 ‘빨간 망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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