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작가 개인전 23일까지 대전 이공갤러리

 박성준作 인물초상조각.
박성준作 인물초상조각.
'테라코타 인물초상조각'으로 널리 알려진 박성준 작가 23일까지 대전 이공갤러리에서 14번째 개인전을 연다. 작가는 그동안 수많은 개인전과 기획전, 단체전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자신만의 외길을 고집하며 끊임없는 자아성찰로 실험을 계속해왔다. 부드러운 흙으로 제작한 무표정한 부동자세의 인물들과 부조형식의 인물, 가끔 색을 입힌 인물들, 그리고 그 인물들을 군집의 형태로 설치하면서 다양한 실험들을 펼쳐 왔다. 그리고 긴 세월동안 그가 걸어온 작품세계의 중심에는 항상 테라코타 인물초상이 자리하고 있다.

그가 제작한 작품들은 주로 자신이 알고 지내던 주변의 인물들이다. 그 인물들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무표정한 얼굴의 뒷면에서 느껴지는 삶의 무게만큼 소소한 일상의 추억과 시간들이 잔잔한 감동으로 한꺼번에 다가온다. 먼저 작가는 인물에서 보여 지는 시각적인 등신(等身)의 비례나, 계절에 따른 옷과 개인 취향의 모자, 가방, 신발, 헤어스타일 등 몸 전체에서 풍기는 형태를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로 촉각적으로 리얼하게 빚어낸다.

그리고 자신만의 특유의 통찰력으로 인물의 내면깊이 숨겨진 성격이나 개성을 찾기 위해 표정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정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그렇게 인물만이 갖고 있는 본연의 모습을 최대한 리얼하게 표현한 다음 군집형태로 모아 놓는데, 그 지점에서 작가만의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을 발견하게 된다.

그 군집은 전시장에 따라 그때그때마다 유동적으로 달라지는데 대열에 맞춰 서있거나 무작위로 서 있는 인물들을 보면 전달되는 메시지가 일반적인 것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군집이라는 형식은 대부분 현실사회의 구조적인 실체를 밝혀내기 위한 키워드로 사용되는데 작가의 군집은 일반적인 사회적인 관점보다 먼저 일상 속에서 사람과 사람사이에 무수히 존재하는 감정의 끈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이유는 처음 작품을 보았을 때 흙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과 인물 하나하나를 리얼하게 표현한 극 사실적인 표현기법 때문인데, 여기에서 흙이 공기와 긴 호흡을 같이하며 마르는 시간, 가마 속에서 불과 만나면서 완전히 동화되어 새로운 재질로 변화되어가는 인고의 시간이 그 감정의 끈들을 배가시키고 있다. 또 작가는 작업을 함에 있어서 서둘거나 다급하게 진행하지 않는다. 작가는 처음 흙을 반죽하는 순간부터 손을 놓는 그 순간까지 흙, 불, 물과 혼연일체가 되어 그것들이 원하는 대로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성격이나 감정이 흙과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목원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작가는 지금까지 40여 회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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