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이 클라라와 결혼한 1840년은 주옥같은 가곡들을 많이 작곡했기 때문에 '가곡의 해'라 불린다. 그리고 그 이듬해인 1841년은 교향악을 많이 작곡했기 때문에 '교향곡의 해'로 부른다. 이 해에 작곡된 곡으로는 교향곡 1번 '봄', 교향곡 4번, 작은 교향곡, 피아노협주곡의 모태가 되는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환상곡 등이 있다. 교향곡 4번은 사실 교향곡 1번 뒤에 연이어서 작곡된 슈만의 두 번째 교향곡이다.

실제로 1841년 라이프치히에서 초연되었을 때 평판이 그리 좋지 않아서 한동안 악보로 출판하지 않다가, 10년이나 지난 1851년에 많은 수정을 거쳐서 뒤셀도르프에서 다시 발표했다. 그 사이에 교향곡 2번과 3번이 발표되었기 때문에 이 두 번째 교향곡이 4번으로 번호가 매겨지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 교향곡 4번은 현재 두 가지의 버전이 모두 남아 있고 또 연주된다. 물론 주로 뒤셀도르프 버전을 많이 연주하는데 이 버전은 많은 부분 라이프치히 버전에 비해 더 강화되고 중량감 있는 관현악법으로 되어 있다.

브람스는 1891년에 초판본의 출판을 주도하였으며 '이 뒤셀도르프 버전으로의 수정을 통해 슈만이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많다'라는 표현으로 원곡을 더 선호했다. 이는 원래의 라이프치히 버전이 가지는 경쾌한 진행과 서정적인 멜로디의 예민한 느낌이 두터운 관현악법으로의 수정을 통해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이 교향곡은 사랑의 교향곡이라고도 불린다. 슈만은 '교향곡 제1번'에 '봄'이라는 표제를 붙여 발표하고 나서, 다음 교향곡에는 '클라라'라는 표제를 붙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 '교향곡 제4번'은 아내인 클라라에게 헌정되었고, 내용적으로도 클라라를 향한 슈만의 헌사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테면, 제1악장은 젊은 슈만이 클라라를 만나기까지 보내야 했던 방황의 나날들을 연상시키고, 제2악장은 '고뇌하는 시인' 슈만과 '구원의 여인' 클라라의 대화처럼 들린다.

제3악장은 클라라와 결합하기 위해 거쳐야 했던 투쟁의 시간들을 떠올리게 하며, 제4악장에서는 마침내 쟁취한 사랑의 환희를 만끽하는 감격과 함성, 그리고 그녀와 함께라면 어떤 일이든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여유가 휘파람 소리를 타고 전해오는 듯하다. 대전시립교향악단 전임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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