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기 중부대 골프지도학과 교수

어떤 한 가지 일에 '집중'한다는 것은 주변의 환경이나 개인의 감정 상태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주어진 과제에 주의의 초점을 유지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모든 스포츠 선수들의 필수적인 능력이며 코치이건 스포츠 심리학자이건 이의 중요성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특히, 양궁이나 골프와 같은 정적인 게임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골프에서도 집중을 강조하지만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명확하지 않다. 통상적으로 현재 상황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과거나 미래는 고려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이것저것 많은 것을 생각하다 보면 지금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음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앞선 경기의 미스샷을 생각하거나 경기 후 점수나 우승을 생각하지 말라는 것은 골프의 철칙이다. 주의집중은 마음을 현재의 샷에 전념하는 것이다. 현재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또 하나의 장애물은 과거의 기억이다. 물론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때로는 그것이 아주 좋은 전략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 자신이 성공시켰던 기가 막힌 샷을 상기하는 것은 자신감을 회복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골퍼들은 좋지 못한 샷만 기억하는 경향이 있고 이런 생각이 미스샷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현재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얼마 안 가 잊어버리고 또다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주의력을 흐트러뜨리는 골퍼들도 많다. 이런 습관적 행동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샷의 계획, 확실한 결단, 자신감, 결과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골프 역사상 깨지기 힘든 기록 중의 하나가 바이런 넬슨의 11연승 기록이다. 이 대기록의 배경은 오로지 집중력의 승리라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그는 "집중력은 챔피언이라면 당연히 보유해야 할 기본 장비와 같은 것이다.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성공하지 못한 많은 선수들도 있는데, 집중력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거나, 집중력을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영어단어는 그 단어 자체에 주의를 집중하면 우리는 쉽게 기억하지만 골프에서 100번의 스윙을 해도 매 샷 집중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주의집중은 비단 골프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현재까지 배우고 이룩한 것은 모두 주의집중을 통해 얻어진 것들이다. 주의집중이 되지 않으면 무엇이든지 배울 수 없고 무엇이든지 잘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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