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황희순 지음)=199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새가 날아간 자리' 등을 낸 황희순 시인이 대전문화재단의 기금을 지원받아 6년만에 네 번째 시집을 간행했다. 엄경희 평론가는 그녀의 시에 대해 "오십에 이른 한 여자의 내면에는 그 세월의 무게만큼 무거운 기억의 퇴적층이 쌓여있다. 거기, 망각되지 않는 상실의 심연이 놓여있다. 상실의 우울을 거듭 우겨넣고 잘라내면서 그의 상상력은 때로 사납고 잔인하게, 때로 자학적으로 시의 언어를 휘몰아간다"고 평했다.

종려나무·102쪽·8000원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얀 마텔 지음)=저자가 자국 캐나다의 수상 스티븐 하퍼에게 2007년 4월부터 2011년 2월까지 격주로 보낸 편지를 묶은 책이다. 101통에 달하는 편지를 통해 저자는 문학을 읽는 것이 지도자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를 상기시키며 책을 함께 보냈다. 비단 지도자뿐 아니라 하루하루 정신없이 사는 현대인에게도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작가정신·600쪽·1만5000원

△세계 굶주림 지도(토마스 J. 바세트, 알렉스 윈터-넥슨 지음)=세계 곳곳에서 기아퇴치 운동이 벌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굶주리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 책은 기아문제를 다각도에서 입체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200여장의 지도와 그림, 각종 지표를 한데 모아 세계 굶주림 지형도를 다시 그린다. 동녘·304쪽·1만9800원

△노동자의 변호사들(민주노총 법률원, 오준호 지음, 최규석 만화)=최근 10년동안 있었던 대표적 노동사건들을 골라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을 새롭게 진단한다. 변호사들이 노동자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판례, 법조항을 인용하며 사건의 핵심을 설명한다. 책은 노동문제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혜적 관심이 아니라 기본권이라는 관점에서 봐야한다고 이야기한다. 미지북스·296쪽·1만5000원

△오르한 파묵(이난아 지음)=200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르한 파묵의 작품을 번역해온 저자가 그의 책을 번역하고 연구하고, 또 그와 교류해온 결과물을 종합한 책이다. 세계 문학에서는 변방이라 할 수 있는 터키에서 태어나 전 세계 문학계의 거물로 우뚝선 파묵의 모든 작품을 심도있게 분석한다. 또 이스탄불이라는 도시가 만들어 낸 작가, 그 작가가 펼쳐 보이는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파묵이 살아온 삶을 조망한다. 민음사·264쪽·1만8000원

△김박사는 누구인가?(이기호 지음)=11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을 비롯한 여덟 편의 소설이 수록돼있다. 소설집은 작가가 기억과 기억 사이의 공백을 '이야기'로 보수해가면서 삶과 이야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방식을 규명하는데 주력한다.

문학과지성사·404쪽·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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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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