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숨겨진 왕가 이야기(이순자 지음)=잠저, 사당, 제택 등 왕족이 살았거나 사용했던 장소인 왕가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1937년 헬렌 켈러가 방문한 서울맹아학교는 사도세자 생모 영빈 이씨의 사당 선희궁이었고 청와대 내의 칠궁은 아들이 왕위에 오른 후궁들의 신주를 모신 사당이었다. 이렇듯 왕가의 흔적을 따라가면서 조선의 역사와 조선 왕실의 가족사의 뒷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다.

(평단·408쪽·1만5000원)

△대한민국 잔혹사(김동춘 지음)=한국의 눈부신 산업화와 민주주의 이면에 드리워진 국가폭력의 그림자를 들여다보면서 이 그림자가 지금까지도 짙게 드리워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잘못된 과거사를 바로잡지 못해 반복되는 인권침해, 탈법 등과 같은 부정의에 대한 문제제기인 셈이다. 힘이 정의 위해 군림해온 한국의 역사와 우리의 현재를 살피면서 국가 폭력의 문제를 냉철하게 진단한다.

(한겨레출판·268쪽·1만2000원)

△우주를 낳은 위대한 질문들(스튜어트 클라크 지음·고중숙 옮김)=별과 지구의 탄생, 블랙홀과 암흑물질, 시공간을 넘나드는 여행, 또 다른 우주 등 우리가 우주에 대해 궁금해 하는 질문과 답을 담고 있다. 저자는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서 스티븐 호킹, 마틴 리스 교수와 함께 천문물리학을 가르치는 영국의 스타 중 한 사람으로 나란히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휴먼사이언스·328쪽·1만8000원)

△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량원다오 지음·김태성 옮김)=현대 중국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젊은 논객, '중국의 알랭 드 보통'이라 불리는 저자가 연인을 잃은 상실의 슬픔과 번뇌, 성찰에 관한 단상을 홍콩의 일간지에 연재했던 글을 모은 산문집이다. 낯선 현재 중국의 도시적 감성과 깊은 철학적 사유를 만날 수 있다.

(흐름출판·368쪽·1만4000원)

△천체물리학자 위베르 리브스의 은하수 이야기(위베르 리브스 지음, 성귀수 옮김)=대중 물리학 서적을 왕성하게 집필하며 천체물리학 대중화에 앞장섰던 천체물리학자인 저자가 프랑스의 한 라디오에서 3년간 방송했던 내용을 엮었다. 쿼크와 미립자, 블랙홀과 암흑물질, 평행우주까지 우주의 탄생부터 미래에 얽혀 있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또 천체물리학의 역사 중 흥미로운 부분만을 추려 설명한다.

(열림원·240쪽·1만3000원)

△극장국가 북한(권헌익·정병호 지음)=냉전사와 남북문화통합을 연구해온 두 저자가 북한 정치제제 유지의 비밀을 풀기 위해 5년 여에 걸쳐 공동 작업한 연구의 결실이다. 저자들은 북한 권력의 세습이 봉건왕조의 연장이 아니라 현대적 카리스마 정치의 발현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북한만이 아니라 21세기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다양한 상징세습권력의 출현이라는 현상을 분석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창비·340쪽·2만 원)

최정 기자 journalcj@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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