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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위 곧은소리] 민주당이 지금처럼만 하면

2013-02-12기사 편집 2013-02-11 21: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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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경부장관 UN환경계획 한국부총재

대선 패배 이후 실의에 빠져 있을 민주당이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가는 것 같아 여간 반갑지가 않다. 문희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가 처음에는 좀 어설픈 듯하였으나 작금에 이르러서는 자못 기대 이상이다. 지난 6일 박근혜 당선인이 여야 대표와 함께 긴급회의를 하자고 제안한 지 하루 만인 7일에 이들 3자는 국회에서 만났다. 그동안의 야당이 취해 온 태도에 비하면 대단히 이례적(異例的)이다. 당장 시급한 북핵문제에 대한 논의를 위해 만나자는 대통령 당선인의 제안에 어떤 전제 조건도 어떤 시비도 없이 선뜻 응한 민주당 문희상 위원장의 통 큰 결정에 우선 먼저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문 위원장은 북핵문제와 민생문제 전반에 대해 논의한 3자 회동의 공동발표문에 대해서도 아무 이의 없이 받아들임으로써 회담은 대성공으로 끝났다. 이들 3자는 북한이 시도하고 있는 핵실험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면서 북한의 핵무장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같이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와 약속한 비핵화정책을 유지하는 것만이 남북 간 평화정착의 유일한 길이 될 것임을 천명하였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여야 간에 긴밀한 협력을 해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아울러 공통된 공약에 대해서는 우선 처리하고 여야 간의 정책협의체도 구성 운영하기로 합의하였다.

오랫동안의 갈증을 푼 것 같은 느낌이다. 종전 같았으면 만나는 형식이나 장소로 티격태격하다가 끝내는 회담이 무산되거나, 공동발표문안의 자구(字句) 하나를 놓고 시비를 걸다가 시간을 보내는 것이 관행처럼 이어졌었다. 이제야 비로소 과거 신익희나 조병옥이 이끌어 가던 때의 야당처럼 모처럼 야당다운 야당을 보는 것 같아 여간 흐뭇하지가 않다. 우리의 전통 야당은 우리의 헌법적 가치 수호를 제일의 덕목으로 삼았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노무현 대통령은 과거 "북한의 핵보유도 자위권적 측면에서 일리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세력들과 손을 잡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종북(從北)세력들은 북핵문제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 국내의 원전(原電)안전문제에 대해서는 과장되게 문제를 부풀려 비난을 하면서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도 북한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부터 공격하고 나선다.

지금까지 민주당은 이런 세력과도 동지적 관계를 맺으면서 나라를 운영하려고 했다. 한명숙 대표 시절의 총선 당시에는 소위 야권연대라는 이름으로 대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로 판결이 난 단체와도 손을 잡았다. 국회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불법행위도 감싸 안으려 했다. 지난 대선 때에도 야권연대의 끈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상대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대통령 후보가 되었다는 후보에 대해서조차 동지의식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이제는 우리의 야당인 민주당도 제자리로 돌아올 때가 되었다.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말이다. 야당의 정체성은 어디서 찾아야 할 것인가? 그것은 문 위원장이 이미 스스로 말했다. "북핵문제로 국민이 불안해하는데 여야가 어디 있는가." "북한은 오판 하지 말라! 안보에 있어 우리는 하나다." "싸우지 말라는 것이 국민의 소리다." "잘한 것은 칭찬하면서 밀고 잘못한 것은 감시하고 비판하는 게 야당다운 야당이요 성숙한 야당이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길 바란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들어 보는 소리다. 야당다운 야당! 그것은 비판과 협력을 함께 하는 야당이다. 국회가 정부를 감시 비판 견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국가기관이지만 정부와 함께 국가경영의 책임을 지고 있듯이 야당도 정부를 감시 비판하는 데에 있어서는 추상같아야 하지만 국가경영의 책임에 있어서는 여당과 한 치의 다툼도 있을 수 없는 존재다. 그런 의미에서 안보문제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 그동안 너무나 오랫동안 외면당하여 왔다는 사실이 우리 정치의 불행이었다.

야당이 바로 서면 정치가 잘되고 정치가 잘되면 나라가 잘된다. 그렇게 보면 나라가 잘되고 못되고는 야당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영국에서는 야당을 "충성스러운 야당(Royal Opposition Party)"으로 부르면서 그 당수에게는 총리 못지않은 대우를 해 주면서 야당의 간부를 "그림자(재야) 내각(shadow cabinet)"이라고까지 부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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