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 이후 ②신보수층 강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후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당직자들과 함께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후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당직자들과 함께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18대 대선을 계기로 사회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색채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이명박 정부에 이어 보수정권 집권기간이 5년 더 연장되면서 진보에 비해 상대적인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북한의 로켓 발사 실험 성공 등으로 인한 남북관계 경색과 주변국인 일본의 보수정권 창출 등과 맞물리며 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된다. 또 이번 대선 투표를 통해 드러난 20대 보수성향 유권자와 보수층인 중·장년층의 인구비율 증가도 국가 전반의 보수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한국은 보수정권 10년의 역사를 맡게 됐다. 여기에 의회 권력을 쥐고 있는 다수당인 새누리당도 보수 정당이라는 점에서 정치권 전반에 보수의 입김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박 당선인의 경우 자당인 새누리당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국정과 의회권력의 동반 작용으로 사회 전반적 기류를 보수화할 공산이 크다.

한국을 둘러 싼 주변국의 상황도 우경화에 한 몫 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대북관계가 문제다. 박 당선인은 남북관계 개선의 선결 조건으로 '신뢰회복'을 들고 있다. 북한이 우리 정부와의 관계에서 전향적 자세를 견지, 평화모드 돌입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의 이 같은 입장은 북이 현재와 같이 로켓 발사 등을 강행하는 상황에서 냉각모드로 전환될 수 있어 주목된다.

북측이 전향적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경우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이에 따라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안보 강화에 무게를 두는 보수쪽으로 흘러갈 공산이 있다. 일본 정부의 상황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은 최근 치러진 총선에서 자민당이 승리하며 우익 정권인 아베 신조 내각을 출범시켰다. 일본 유권자들이 민주당 정권의 실정과 함께 '센카쿠 사태' 이후 국민 정서가 보수화되면서 우익 정당의 손을 들어 준 것. 이 같은 일본정부의 우경화는 인접한 교역·교류국인 국내 정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선에서 드러난 20대 보수성향 유권자와 연령대별 인구 수 역전도 국내의 보수성향 색채를 강화하는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 결과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숨어있는 20대 보수 성향 유권자의 힘을 확인했다는 것과 보수색채가 짙은 50대 이상 유권자의 증가다.

'신보수 세력'으로 대변되는 이들 박근혜 당선인 지지 20대의 표심은 이번 대선 출구조사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대선일인 19일 실시한 공동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유권자 10명 중 3명 이상인 33.7%가 박 당선인를 지지했다.

반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힌 20대 유권자는 전체의 65.8%에 그쳤다. 이는 20대의 투표 참여율이 지난 2002년 16대 대선(20대 전반 57.9%, 후반 55.2%) 보다 높은 65.2%(출구조사 결과)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가 '고배'를 마실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결과는 박 당선인의 20대 지지율이 20%를 크게 상회한다는 점에서 '신보수층'의 비율이 적지 않음을 의미 하는 단초로 풀이돼 주목된다.

또 '베이비 붐' 세대의 고령화도 국내 국민 정서가 보수쪽으로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단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대선 유권자 연령대 비율은 30대 이하가 38.2%(30대 20.1%, 20대 이하 18.1%)로 50대 이상 40.0%(50대 19.2%, 60대 이상 20.8%) 비해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16대 대선 당시 연령대별 비율인 20대 23.2%, 30대 25.1%보다 2030세대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 17대 대선에서도 30대 이하는 전체의 44%로, 33.5%였던 50대 이상 연령층보다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성희제 기자 topshj@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성희제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