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귀엽, 삼성화재 '제2 레프트' 예고

올해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레프트 최귀엽이 석진욱의 후계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귀엽은 처음으로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18일 KEPCO와의 경기에서 서브에이스 2개를 포함해 10득점을 올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공격 성공률 역시 80%로 순도가 높았고 고비 때마다 터져나오는 서브에이스 역시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주전 레프트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좋은 활약이었다.

신치용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대한항공 등 강팀들과의 큰 경기에 앞서서 자신감을 얻으라고 기용했는데 기대한대로 자기 몫을 잘해줬다"며 "앞으로 석진욱과 교체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귀엽은 190㎝로 장신은 아니지만 안정된 수비와 공격력이 장점인 선수로 꼽힌다.

인하대를 졸업하고 200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우리캐피탈(러시앤캐시의 전신) 유니폼을 입었다. 주전으로 뛴 2009년 정규리그에서 20경기 230득점을 올리는 등 활약했지만 이후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는 못했다.

올해까지 드림식스 소속으로 뛴 최귀엽은 올해 10월 구단 운영비 마련을 위해 이뤄진 현금트레이드를 통해 삼성화재에 입단했다. 당시 삼성화재를 제외한 다른 팀에서는 현금 트레이드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었다. 기본적인 실력은 갖추고 있지만 한동안 계속된 부상전력이 문제였다.

하지만 신치용 감독은 달랐다. 그는 시즌 전부터 최귀엽에 대해 "다른 팀에서 관심을 보이지 않았었는데 분명 시즌 중반 정도 되면 팀에 공헌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주전 레프트인 석진욱이 올해 37세로 황혼기를 맞고 있기 때문에 대체자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지난해부터 뛰었던 고준용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석진욱을 대체하기는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선수 컨디션 여하에 따라 팀 성적이 좌우되는 상황까지 올 수 있는 것.

하지만 이번에 영입한 최귀엽의 발견으로 삼성화재는 선수단 운영에 한결 여유를 찾게 됐다.

신치용 감독은 "(최귀엽은) 기본적으로 배구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선수다"라며 "체력이 뒷받침 되고 훈련만 잘한다면 충분히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점점 출전시간을 늘릴 생각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귀엽은 "리시브가 잘 풀리니 공격도 서브도 편하게 했던 것 같다"며 "1-2라운드부터 열심히 준비를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왔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코트에 와서 신나게 뛸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고 앞으로도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대섭 기자 hds32@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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