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아픔 딛고 선전 케빈 등 주전 의존도 높아 선수 구성·전술 변화 과제

28일 K리그 43라운드를 끝으로 대전시티즌의 내년 시즌 1부 리그 잔류가 확정됐다. 올 시즌 강등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즌 중반 들어 부진을 씻어내고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일단 한고비를 넘겼지만 1부 리그를 12개 팀으로 운영한다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방침에 따라 대전시티즌은 내년 시즌에도 '강등탈출'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본보는 3회에 걸쳐 올 한해 대전시티즌의 성과를 되돌아 보고 내년 시즌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 등을 짚어본다.

올 시즌 대전시티즌은 '도깨비 팀'이었다. 수원이나 전북 같은 강팀들을 상대로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승점을 챙기기도 했지만 인천이나 경남 같은 팀들에게는 허무하게 무너지면서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일부 주전급 선수들에 의존한 나머지 기복이 심한 플레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잘할 때는 한없이 잘하다가도 부진할 때는 매 번 허무하게 승리를 내줬다.

이렇듯 시즌 내내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새로운 시스템 구축이라는 과제를 떠안기는 했지만 1부 리그 잔류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지난해 승부조작사건 때문에 선수들이 대거 유출됐던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반 3-4월 두 달 동안 11경기에서 1승 11패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했지만 5월 수원전을 기점으로 특급 용병으로 거듭난 케빈이 제 몫을 해주면서 공격력이 살아났고 김병석, 테하 등도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북에서 임대로 대려온 김형범도 43라운드까지 5골 5도움을 기록하면서 이름 값을 톡톡히 했다.

특히 스플릿 라운드 초반 6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가면서 보여준 경기력은 내년시즌 활약을 충분히 기대케 했다.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큰 호응을 얻었다. 대전지역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한 유소년·소녀 축구교실은 무료로 지역 다문화 아동들에게 축구 체험과 다양한 문화활동을 제공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기여를 했다.

지난 9월 27일 전남과의 홈경기에서 열린 유명 드라마를 패러디한 '응답하라 1997' 행사는 한 때 대전시티즌 홈구장으로 쓰였던 한밭종합운동장에서 10년만에 경기를 치르면서 이관우, 장철우 등 올드스타들을 초청해 지역민들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반면 구단 운영과 관련해서는 여러 잡음도 많았던 한해였다.

시즌을 앞두고 대전에서 464경기를 뛰었던 '레전드' 최은성 선수와의 재계약 불발은 많은 팬들의 원망을 샀다. 대전 팬들이 한때 현수막을 거꾸로 걸고 무관중 운동까지 추진할 정도로 반발이 컸다. 특히 전북으로 이적한 최은성이 올 시즌 33경기에 출전하는 등 주전선수로 뛰면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을 샀다.

올 시즌 영입한 정경호는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꾸는 등 대전에서 기량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여줬고 남궁도 역시 좋지 않았다.

내년 시즌 적게는 2개 팀에서 최대 3팀까지 강등 될 수 있기 때문에 선수 기용 및 구성, 전술 등에 대해 심도 깊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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