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인 지난 1996년 8월 남태평양 해상에서 벌어진 페스카마(PESCAMAR)15호 선상 반란 사건에서 가해자의 변호를 맡았던 것으로 드러나 대선정국 논란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26일 국가인권위원회 현병철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2년 국정감사에서 "페스카마 15호 선상 반란 사건 변호를 맡았던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애원하다가 처참히 남태평양 바다에서 살해된 한국인 피해자는 물론 그 가족들의 인권을 도외시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즉각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지난 1996년 8월 2일 발생한 페스카마 15호 선상반란사건은 한국인 선장과 선원, 인도네시아 선원 등을 흉기로 찔러 몰살시키고 살아서 살려달라고 애원했던 한국인 선원들을 상어가 득실거리는 바다에 산채로 투기해 살해한 가장 끔찍한 사건"이라며 "당시 선상에서 폭력이 일어났던 것은 잘못됐지만 잔혹하게 11명을 죽일 정도의 사건이었냐. 문 후보가 망자에 대한 인권은 일언반구의 제고도 없이 흉악범들의 변론을 맡은 것 자체가 무책임한 행동이다. 문 후보는 이에 대해 자기의 가치관을 밝히고 망자는 물론 그 가족들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의원은 "법리적으로 끝난 사건이지만 페스카마호 사건은 한국인 선장과 선원 7명 등 11명이 남태평양 해상에서 목숨을 잃은 국내에서 가장 끔찍한 사건이었다"며 "피해자들이 억울해서 어떻게 눈을 감겠느냐. 인권위 차원에서 이 사건에 대한 재조사 및 재조명이 이뤄져야 한다. 인권위에서 이 문제를 재조사하고, 그 가족들 인권까지 상세하게 보살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또 "정작 피해자였던 한국인 선원들과 그 가족들은 그 어떤 도움도, 어떤 위로도 못받은 채 온갖 모욕을 당하고 풍비박산 났다"며 "살해당한 한국인들과 가족들 고통이 얼마나 컸겠느냐. 대한민국이 흉악범들까지 보호해주는 그런 국가냐. 국가와 대통령은 자국민의 안전과 보호를 최고의 가치로 생각해야 한다. 문 후보는 책임을 통감하고 즉각 사죄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병철 위원장은 "너무 사안이 오래돼다 보니 현재로서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페스카마 15호 선상반란사건은 지난 1996년 8월 2일 한국인 선장과 선원 7명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선원과 조선족 등 11명이 남태평양 해상에서 선상 폭력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국내 최악의 선상 살인사건으로, 1심에서 해상 강도살인 및 사체 유기 등 혐의로 전원 사형이 선고됐다가 항소심에서는 주범 전모 씨를 제외한 5명이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에서 항소심 판결이 확정됐다. 하지만 주범인 전모씨는 지난 2007년 12월 31일 노무현 정권 말기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성희제 기자 topshj@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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