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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광장] 제발 뽑아놓고 후회하지 맙시다

2012-06-29기사 편집 2012-06-28 21: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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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 정치행정부장 seekim@daejonilbo.com

엊그제 자영업을 하는 지인과 만났다.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자리에서 그는 "왜 그렇게 정치인들은 싸움만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국회 개원 지연과 새누리당의 경선 룰을 둘러싼 대치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먹고 살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은 안중에 없고 정쟁만 일삼고 있기 때문에 정치불신이 깊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나름의 평가도 내렸다.

정치인들을 주로 만나는 일을 하다보니 요즘 지인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 바로 국회가 무엇 때문에 한달씩이나 문을 열지도 못하고, 새누리당의 경선 룰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연일 치고 받는 난타전을 벌이냐는 것이다. 서로 다른 가치와 정책이 충돌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을 도모하는 것이 정치의 속성이란 점을 애써 설명도 해보지만 국민은 다 죽어가는데 무슨 짓거리냐는 비난만 쏟아진다. 이럴 때 마다 국회 개원 지연의 원인이나 새누리당의 경선 룰은 정치권에서야 서로 양보하지 못할 일일지는 몰라도 국민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일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치권과 국민의 간극이 너무 벌어져 있음을 느끼게 된다.

요즘 정치권의 움직임은 12월 대통령 선거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예비대권주자들이 속속 표면화되고 당내 경선을 치르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극한 대치와 격한 언사들이 오가는 가운데 국민들의 관심도 서서히 커지는 모양새다. 이미 지난 4월 19대 총선에서 한차례 격돌을 지켜본 국민들은 그래서 '선거의 해', '정치의 계절'이 도래했음을 인식하면서도 또 얼마나 많은 갈등과 분열을 초래할지 우려를 하고 있다.

불과 5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복잡다단하다. 과연 어떤 인물이 당내 경선에 나서고, 경선을 통과해 최종 후보가 될 것인지가 당장의 관심사다.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어떤 가치와 정책, 자질과 비전을 가진 대통령을 선출해야 할 것인지가 귀결점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예비주자들에 대한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정책과 비전을 엿볼 수단도 그리 많지 않다. 정당들은 당리당략적 차원의 공방에만 몰두하고 있고, 매스컴 역시 온통 경선룰을 둘러싼 상호 대치나 비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다보니 고착된 이미지의 몇몇 예비주자 외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이제 우리사회는 갖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안으로는 계층간, 지역간, 세대간 갈등과 격차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일자리 창출도 여의치 않고, 저출산 고령화 사회는 사회 전반에 활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국민소득도 십수년째 2만 달러에 묶여 있고 남북관계는 악화될 대로 악화돼 해결기미를 찾기 어렵다.

밖으로는 군사적 경제적 패권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미국, 이미 한중 FTA 협상에 들어간 중국, 장기간 경기침체에 빠져 우경화로 급선회한 일본 등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다. 게다가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신흥 경제강국의 급부상은 수출주도의 한국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그래서 난마처럼 얽히고설킨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거센 도전에 응전하기 위해서는 21세기형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통합과 소통 능력이다. 계층간 세대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사고와 경청의 자세가 중요하다. 우리 사회의 위협요소로 등장한 저출산 고령화와 일자리 창출에 대한 전문가적 식견과 해결능력도 갖춰야 한다. 외교안보상황과 국제경제질서의 재편에 따른 국제적 감각을 겸비하는 일도 지도자의 덕목이다.

이제 정치권은 경선단계부터 예비후보들의 자질과 정책, 미래에 대한 비전을 국민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각종 미디어를 통한 토론과 선거공보 등을 확대해 누가 과연 지도자의 덕목을 갖추고 있는지를 적극 알려야 한다. 그래야만 21세기에 걸맞는 대통령을 배출할 수 있다.

국민들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지도자를 가려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경선에서부터 예비주자들의 자질과 정책을 꼼꼼히 살피는 것은 물론 숨어있는 인재를 단상 위로 끌어내는데 적극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당의 경선에 가능하면 참여했으면 한다. 새누리당 경선 룰이 어떻게 확정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행 룰대로 한다해도 일반국민선거인과 여론조사를 통해 50%는 참여가 가능하다. 민주통합당은 아예 완전국민참여경선으로 방향을 잡은 상태다.

정당이야 경쟁력이 큰 후보를 선출해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 최대 과제이겠지만 국민들은 달라야 한다. 조작된 이미지에 끌려가는 유권자는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두 눈을 크게 뜨고 후보들의 면면을 보자. 그래서 뽑아놓고 후회하는 일은 이번 대선에서는 제발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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