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최종편집일 : 2017-12-11 23:55

[데스크광장] '인사정의' 실현을 위한 제언

2012-06-08기사 편집 2012-06-07 21:33:36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내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김재철 사회부장 kjc1777@daejonilbo.com

대전시 공무원들의 7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요즘 인사권자인 대전시장의 머릿속이 심히 복잡할 것 같다. 특히 고위직의 경우 승진 자리는 한정돼 있는데 여기저기서 인사청탁은 들어오고, 비방·음해 소문도 들려오니 말이다.

시장 재임 후반기의 안정적 시정운영을 위해 능력 있는 직원을 승진시키고, 자리를 배치해야 하지만 현재 돌아가는 상황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7월 인사를 앞두고 이 같은 분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게 시청안팎의 목소리다. 소문으로 끝나면 문제 없겠지만 사실이라서 우려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 능력이나 그만한 그릇이 못되는 인사가 국장이나 과장자리를 차지하면 그 폐해는 곧장 시민들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현재 고위직 인사를 앞둔 분위기는 이렇다. 대표적인 사례가 집행부를 견제하는 시의회 의원들을 통해 인사 청탁이나 로비를 하는 경우다. 특정인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이 같은 사례는 시청간부를 포함 직원들 상당수가 알고 있는 사실들이다. 모 서기관은 어느 의원을 통해서 승진로비를 하고 있다든가, 어느 의원은 누구를 밀고 있다는 소문들이 시청 안팎에서 떠돌고 있다. 이러한 소문의 진실은 해당 당사자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발끈할 사람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오늘도 승진을 위해 로비를 하는 공무원이 있다는 것이다. 누구는 어느 시의원에게 로비를 한다는 소문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정도로 공공연한 비밀이 돼 버렸다.

기업체를 통해 로비하는 공무원도 있다고 한다. 현직 시장과 각종 연을 활용해 특정기업체 간부에게 인사청탁을 한다는 소문이다. 소문이지만 어느 정도 신빙성은 있는 것 같다. 시청내 특정직종의 승진대상자들이 수년째 이 기업의 임원을 통해 인사로비를 했다고 한다. 인사권자는 시장인데 시청 밖 기업체에 인사권자가 또 있는 셈이다.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 업체를 통해 인사상 혜택을 받은 공무원은 당연히 이 업체에 특혜나 정보를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업체와 공무원 간 유착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인사철만 되면 나도는 소문이라면 다행지만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 인사권자가 한번쯤 챙겨봐야 할 부분인 듯싶다.

인사철만 되면 나도는 비방, 음해도 이번 인사를 앞두고 더 심해졌다. 특정직군간 승진경쟁을 벌이며 음해성 소문이 나돌고 있다. '누구는 업자와 해외골프여행을 갔다더라', '누구는 특정업자를 밀어주고 있다', '누구는 비리에 연루돼 있다'는 등등의 카더라식 비방과 음해가 시청 안팎에서 떠돌고 있다.

인사상 본인에게 유리한 쪽으로 소문을 내거나, 인터넷매체 등을 활용해 인사작업을 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특정국장으로 가기로 약속을 받았다', '모 국장이 자리를 옮겨 내가 그리로 갈 가능성 높다', '난 그곳으로 가기 싫다' 등등의 본인과 관련 소문을 내며 인사권자나 다른 간부들의 의중 확인을 노리는 사례가 그것이다.

인사관련 정보전을 벌이며 각종 인맥을 동원하는 사례도 있다. 인사는 발표 직전까지 공개되지 않지만 각종 정보채널을 이용, 본인의 인사정보를 확인한 뒤 각종 인맥을 동원해 인사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인사에서 모 중견간부는 인사발표 전날 본인의 인사정보를 파악한 뒤 로비를 벌여 결국 원하는 자리를 차지한 실제 사례가 있다.

이만하면 인사권자가 인사를 앞두고 왜 머리가 복잡할지 이해가 간다.

인사를 앞두고 자신의 승진이나 자리를 부탁할 수도 있다. 또 특정인을 칭찬하거나 저 사람은 문제가 있다는 식의 평가도 가능하다. 이 정도면 인지상정 수준이다. 문제는 여기에 금품이나 대가가 오가거나, 이권이 개입된다면 안 된다. 더구나 허위사실이나 미확인 소문에 근거한 비방도 심각한 문제다. 이런 상황들이 인사권자의 합리적 판단과 검증을 흐리게 할 수 있어서다.

대전시의 인사권자는 시의원도, 특정업체 임원이나 헛소문, 청탁, 비방도 아닌 대전시장이다. 그간의 업무능력과 자질, 주변의 평가 등을 종합해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다.

오는 7월 인사를 앞두고 공무원들의 관심이 유독 높다. 지연, 학연 등 연고의식이 유난히 높은 공직사회에서 인사청탁이라는 고질병이 근절될 수 있을지 궁금증이 앞선다. 대전시정을 수행하는 공무원들과 관심 있는 시민들의 시선이 점점 인사권자인 시장에게로 모아지고 있다.

인사청탁이나 압력을 행사하는 사람의 실명을 공개하거나, 허위·비방을 일삼거나 비위 공직자들에 대한 인사불이익, 능력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이뤄진다면 그게 바로 '인사정의'다.

'인사정의' 실현여부가 민선 5기 후반기 시정운영의 성패를 가를 것 같다. 인사권자가 어떤 선택을 할 지 기대된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재철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