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원 한국예총대전광역시연합회장
성낙원 한국예총대전광역시연합회장

"문화예술은 기업문화도 바꿀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은 기업에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윤영달 한국메세나협회 신임회장이 지난 12일 진행된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메세나협회는 1994년 주요 경제단체의 발의로 설립된 이래 경제와 문화예술의 균형발전을 위해 215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윤 회장은 "문화예술은 직원들의 행복과 창의력을 높이고, 기업 성과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며 "메세나 활동은 단순히 문화예술의 지원을 넘어 기업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직도 많은 기업은 예술 문화와의 연계에 부담스러워한다. 그러나 기업은 관심 있는 예술 분야를 선택해서 연계해야 한다. 직원과 고객은 예술문화를 통해서 행복을 찾을 수 있고, 예술가들의 발상과 아이디어는 깜짝 놀랄 정도로 뛰어나기 때문이다.

기업은 예술문화에 왜 후원하며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손자병법의 '지피지기 백전불태'처럼 기업을 알고 예술문화를 알아야 후원은 실패하지 않는다. 한국메세나협회에서 발표한 2022년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목적을 보면 사회공헌 전략(63.2%), 마케팅 전략(21.5%), 기업문화 전략(15.3%) 순이다. 이는 사회공헌 전략으로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예술지원과 문화예술단체 순수 지원이 높게 나타난 것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서 지역사회 기여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확연히 높아진 것을 볼 수 있다.

187년 전통의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메세나부를 따로 두고 문화예술 지원을 하고 있다. 이 부서에서는 그림, 조각, 사진, 무용 등 다방면의 예술가들을 조용히 도울 뿐 아니라 갤러리 건립 등 문화 행사를 전담하고 있다. 에르메스재단은 한국에서 현대미술상을 제정하여 23년째 수상자 20명을 배출하였고, 작가에게 파리서 창작 기회를 마련해 주고 유럽 예술계 진출을 도와주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의 MMCA 현대차 시리즈를 10여 년 동안 지속하며 매년 1인의 국내 중견 작가를 선정해 지원하여 양질의 전시를 개최하며 기업과 미술관, 작가, 관람객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얻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2017년부터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어워드'를 통해 국내 신진 공예 작가와 함께 장인정신 문화를 공유하고, 지난해까지 총 27명의 공예 작가와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에디션 제작 및 특별 전시, 마켓 이벤트 등을 개최했다.

브랜드와 제품을 예술과 접목해 홍보하는 기업 사례는 늘고 있다. 포르쉐코리아도 2021년부터 '포르쉐 드리머스 온'을 통해 신진 작가들의 재능을 지원하고 미국진출을 돕고 있다. BMW는 지난해 국내에서 개최한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2023' 기간인 10월에 맞춰 출시한 BMWi5를 캔버스로 삼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작한 몰입형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기아,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참여하며 자동차 디자인을 예술로 발전시켰다.

이처럼 일찌감치 예술문화 후원에 나선 기업들은 그 후광을 톡톡히 보고 있다. 초기엔 상업성을 배제하고 순수한 마음에서 출발했지만, 예술단체 지원이 기업 이미지 제고에 보탬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이를 마케팅 기법으로 도입하는 회사들이 등장했다. 메세나 활동의 가장 중요한 사항은 기업과 예술단체가 서로의 목표를 이해하고, 파트너로서의 가치를 존중하고, 단발성 후원보다 장기적인 결연으로 후원이 이어질 때 그 성과가 배가 된다. 메세나는 기업의 가치를 높여주는 훌륭한 수단이며, 바로 이 지점이 기업들이 예술문화가 필요한 이유다. 성낙원 한국예총대전광역시연합회장

성낙원 한국예총대전광역시연합회장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