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우 ETRI 산업·에너지융합연구본부장.
이일우 ETRI 산업·에너지융합연구본부장.

필자가 소속된 연구진은 제조, 로봇, 소재, 농축산, 해양수산, 에너지 그리고 환경 분야에서 차세대 혁신기술과 생태계 산업주도 견인을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연구개발의 모토는 '산업과 에너지에 '생각'을 담자'이다. 산업의 '사물들을', 네트워킹해 초연결하고 측정한다. 이후 분석·평가·예측·최적화해 '판단'하고 시스템·플랫폼·서비스 정책 등 '작용' 제품을 만들어 가는 미션이다.

산업에 '생각'을 담는데 기반이 되는 것은 산업 분야의 연결성 확보와 인공지능이 결합되는 인공지능사물인터넷(AIoT) 기술이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의 융합은 산업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고객 비즈니스 성과를 기하급수적으로 가속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조합이 된다.

사물인터넷에도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이 많아지고 있는 시대다. 지난 MWC 2024에서 퀄컴은 인공지능, 5G이동통신, 클라우드 등으로 사물인터넷 확산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고 밝힌 바 있다. 소매업 등을 목표로 사물인터넷 사업을 강화하기로 발표했다. 한 사례로 월마트는 제품의 가격표를 종이에서 디지털로 변경했다. 제품 가격 변경 고지를 실시간으로 할 수 있고, 소비자의 스마트폰과 연동해 세일 정보나 쇼핑 리스트 안내까지 제공한다. 소비자가 많이 사는 제품의 가격을 인상 또는 인하도 실시간으로 할 수 있다.

초기 사물인터넷은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돼 센싱하고 전송하며, 원격에서 사물이 제어되는 연결형 중심이었다. 이후 사물이 생산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서 지능적으로 분석하고 진단하며 의사결정 하는 지능형 서비스로 발전됐다. 최근에는 사물이 지능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상호 소통·협업해 인간의 최소 개입만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율형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에, 필자는 자율형 인공지능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술적 방향성을 '오토(AUTO)'라는 조어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A'는 자율화(Autonomy)이다. 자율제조, 자율생장, 자율복구에너지 등에서 인간의 개입을 벗어난 탈중앙형 자율협업, 자가성장, 대규모 및 특화 집단지능을 수행하는 단계이다. 다음 'U'는 협업 및 협동(Union)이다. 특정 문제해결을 위해 시스템과 장치 또는 정책들은 복합 작업을 수행하고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그리고, 'T'는 연결(Telecommunication)이다. 제공되는 서비스 품질(QoS)에 따라 복잡하고 다양한 형상으로 구성되는 망에서 구축 및 운영비용(CAPEX/OPEX)을 최소화하면서 고신뢰 연결성을 제공해야 한다. 산업용 AIoT네트워킹 기술은 공간 및 도메인 통합의 초공간 인터넷의 주요 통신인프라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는 'O'는 오버레이(Overlay)다. 덧씌우다, 덮개, 깔개의 의미이다. 다량의 데이터를 가지고 룰, 패턴 분석과 예측 그리고 유의미한 결과를 찾기 위한 노력이다. 가장 중요한 방향성이라고 생각하고 융합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인공지능이 그 중심에 있다.

챗GPT와 같은 범용 인공지능 출현 이후 각 산업 분야는 맞춤형 특화 인공지능의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자동화 및 자율화의 가속화, 기술 융합을 통한 난제와 미션 해결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초연결과 정밀 고신뢰 데이터 확보, 엣지(온-디바이스)AI 등이 중심이 돼야 한다.

'멧칼프(Met-calfe) 법칙'이 있다. 약 45년이 되었지만, 아직 유효하다고 생각되는 법칙이다. 쓰리콤(3Com)의 창업자 밥 멧칼프(Bob Metcalfe)는 사람과 제품이 연결된 네트워크가 커지면 해당 사용 제품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효과를 말했다. 생활과 경제활동 전반의 유무형 사물들까지 연결되는 세상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는 길은 분명해졌다. 필자처럼 연구자는 물론, 관련 서비스의 구상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이일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산업·에너지융합연구본부장

이일우 ETRI 산업·에너지융합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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