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희 하나은행 둔산지점 VIP PB팀장
김원희 하나은행 둔산지점 VIP PB팀장

올해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주가연계증권)의 손실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수년간 ELS가 은행의 대표 상품으로 판매되면서 많은 고객들이 손실 위험에 놓이게 되었다.

ELS는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미리 정해진 수익 구조에 의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이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면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처럼 예상 범위를 넘어서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지수는 홍콩H지수이다. 홍콩H지수는 홍콩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따라서 중국 정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2021년 1만 1000선대였던 홍콩H지수는 현재 5000선까지 떨어진 상태로 3년 전 가입한 대부분의 홍콩H지수 편입 ELS는 손실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잔액은 15조 원에 이른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2개월간의 현장 검사를 실시하고 지난 11일 ELS상품 대규모 손실 사태에 대한 배상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판매자 과실로 인한 투자손실 기본배상비율을 20-40%로 정하고 여기에 금융사의 내부통제 부실책임을 고려해 3-10% 포인트를 가중해서 반영하게 된다. 또 금융취약계층 여부, 투자경험 등 투자자별 요인에 따라 배상비율을 최대 40%포인트까지 높이거나 낮출 수 있도록 했다.

배상비율은 이론상으로는 최저 0%부터 최대 100%까지 판매금융사가 투자손실을 배상할 수 있지만 주로 20-60% 정도의 배상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ELS사태는 2019년 DLF사태와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과거에 비해 개별배상비율이 훨씬 다양하게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DLF에 비해 ELS가 장기간 판매되어 온 대중적인 상품이라는 점과 20배 이상 큰 판매 규모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2021년부터 도입된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판매된 상품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인 설명의무나 녹취와 같은 형식적 법규들은 상당 부분 준수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DLF사태만큼 내부통제 부실이 크다고 보기 어려워 DLF의 때의 주 배상비율이었던 40-80% 보다 낮게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배상안 발표에도 상당수 투자자들은 당국의 조정안이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은행 입장만 유리하게 반영되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실제로 전체 가입자의 21% 이상을 차지하는 65세 이상 노령층이나 6% 정도의 최초 투자자들은 상품에 대한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도 있다.

최근 대부분의 은행에서는 ELS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기존 손실 ELS사후관리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1분기가 마무리되고 있는 지금 홍콩H 지수의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ELS상품의 손실은 본격화되고 있다. 요즘 은행에서는 투자금 손실로 인해 고통받는 고객들과 ELS상품의 판매 중단으로 인해 대체 투자처를 고민하는 고객들로 혼란스럽다. 이제 은행들은 이번 기준을 바탕으로 자율 배상을 시작할 것이다. 투자자와 은행을 모두 100%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은 있을 수 없겠지만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선량한 투자자는 보호할 수 있는 배상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김원희 하나은행 둔산지점 VIP PB팀장

김원희 하나은행 둔산지점 VIP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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