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혁신연구센터장
김대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혁신연구센터장

태양은 지구 생명체의 원천으로 태양의 수소 핵융합으로 방출된 엄청난 양의 에너지는 지구의 기온을 유지하고 식물 광합성 등 지구 생태계를 유지한다. 연간 지구에 흡수되는 태양에너지는 385만 엑사줄(10의 18승 J)로, 이 중 단 77분 동안 흡수되는 양만으로도 전 세계가 한 해 동안 사용하는 에너지(565엑사줄)와 맞먹는다. 이처럼 방대한 에너지를 앞으로도 50억 년간 활용할 수 있다. 태양을 실질적인 무한 에너지원으로 여기는 이유다.

태양광발전에 관한 공식적인 연구는 1839년 프랑스 물리학자인 에드먼드 베크렐이 광전효과를 발견하며 시작됐다. 1950년대 최초로 실리콘을 사용한 태양전지가 개발됐으며, 이후 태양전지의 에너지 효율이 20%를 넘어 현재는 45%까지 도달했으며, 50% 이상의 효율을 목표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태양광발전은 지역적 편재(偏在)가 적고 설치가 상대적으로 쉬운 대체에너지다. 한국이나 싱가포르와 같이 단위 면적당 에너지 소비량이 높은 국가에 유리한 재생에너지 방식이다. 최근 탄소 중립과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과 같은 글로벌 에너지 정책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태양광발전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기술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인도는 세계 최대 규모의 2.25GW급 바들라(Bhadla)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 중이며, 그 면적만 서울의 10%에 달한다. 미국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의 48%를 태양광발전으로 달성할 계획이다.

태양광발전 기술은 우주정거장이나 인공위성의 태양전지판에서도 사용되는 에너지 생성 기술이다. 최근에는 우주태양광발전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우주에서 태양광을 수집해 직류 전류를 생성하고,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무선 전력 전송으로 지상의 정류 안테나(Rectenna)를 통해 전력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24시간 언제든 전력 생성이 가능하며, 전세계 어느 위치에도 즉시 전력을 전송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주태양광발전에 관한 연구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미국 NASA를 중심으로 핵심 기술 개발이 이루어졌으나, 기술적 성숙도 문제와 발사 비용 등 경제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중단되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주태양광발전 관련 핵심 기술의 발전과 재사용 발사체로 인한 발사 비용 감소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우주태양광발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유럽은 ESA(유럽우주국) 주도로 우주태양광발전 '솔라리스'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2030년까지 시험발전소를 운영 후 2040년과 2050년까지 다수의 GW급 상용 발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영국은 2032년까지 저궤도 태양광발전 위성 '카시오페이아 프로젝트'를 마치고, 2040년까지 2GW급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완성할 계획이다. 중국은 2028년까지 우주정거장 '텐궁'을 활용해 전력 전송 기술을 시연하고, 2035년까지 10MW급 정지궤도위성 발사, 2050년까지 2GW급 우주태양광발전 시스템을 개발할 목표를 세웠다. 일본 또한 2050년까지 상용급 우주태양광발전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주태양광발전 개발은 경제성이나 핵심기술 검증과 같은 과제들이 남아있지만, 관련 기술들의 성숙도가 높아 혁신이 필요거나 개발 난이도가 높지 않다. 우리나라도 향후 상용급 우주태양광발전 시스템을 보유할 경우 24시간 전력생성이 가능한 기저전력원을 확보하여 글로벌 재생에너지 정책에 선도적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국가적 에너지 안보와 자주국방에도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 될 우주태양광발전은 대한민국 미래 우주산업을 이끌 수 있는 또 하나의 게임체인저로서 무한한 가능성이 기대되는 도전적 과제다. 5월 개청하는 우주항공청에서 미래 우주경제를 견인할 우주태양광발전에 대한 비전과 목표를 구체화해 대한민국 우주태양광발전 로드맵이 완성되길 기대해 본다. 김대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혁신연구센터장

김대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혁신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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