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진영 지방부 당진주재 부장
차진영 지방부 당진주재 부장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정보는 책과 신문을 보고 취득했다.

당시 어른들은 "단 한 권의 책밖에는 읽은 적이 없는 사람을 경계하라" 또는 "신문을 보려면 서로 반대 되는 성향의 두 매체를 봐야 편향된 사고에 빠지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소셜 미디어가 대세가 되어 버린 지금은 책이나 신문, 방송을 보지 않고도 쉽게 세상을 판단하는 문제를 낳고 있다.

한 가지 사건에 대한 서로 상반된 주장이 생산되고 필터 버블 즉 알고리즘화된 편집에 의해 개인 정보를 기반으로 사용자는 좋아할만한 것들만 골라서 보게 된다.

거꾸로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나 반대 관점을 보는 일은 줄어들기 때문에 개인의 정치적 결정을 고착화 시키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다는 비판을 받는다.

올해 초 한국 사회 및 성격 심리학회는 회원 대상 설문조사를 거쳐 '2024년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사회심리 현상'으로 확증 편향을 최종 선정했다.

확증 편향은 자신의 가치관이나 기존의 신념 혹은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과 태도를 말한다. 쉽게 말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심리로 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여 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성이다.

선거에서 확증편향은 결국 나의 불행으로 돌아온다. 후보자들의 정책은 뒷전이 되고 수많은 결점을 못보고 선택한 후보는 나를 위한 일을 하지 않는다.

22대 총선에서도 확증편향으로 인한 진영논리가 판을 치고 있다.

이슈로 떠오른 사안을 자신의 당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해석하고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려는 사람들은 사안의 여러 정보 가운데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만을 사실로서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는 것은 무시하거나 심지어 조작이라고 여긴다.

선거에 이기기 위한 세력들의 가장 손쉬운 방법은 확증편향의 부채질이다. 더 크게 목소리를 높이고 상대방의 잘못만 탓 하면 된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 다가 왔다. 저기서 다가오는 짐승이 내가 기르던 개인지, 아니면 나를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확증편향에 빠지지 말고 구분해야 한다. 선거는 나를 위한 권리행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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