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비난을 다루는 다양한 방법
같은 상황 다른 결과를 만드는 위기 대응법
여론 전쟁, 출구는 있다 (이영훈 지음 / 한국경제신문 / 336쪽 / 2만 원)

기업에서는 다양한 사건사고가 일어난다. 제품 불량이나 리콜, 노사분규, 임직원의 배임, 횡령 등 오너 일가의 갑질 같은 일탈행위부터 근로자의 산업재해, 환경오염 등 크고 작은 사건이 벌어진다. 그런데 어떤 기업은 사건사고가 터지고도 더 많은 지지를 받는 반면 어떤 기업은 회사의 평판과 이미지가 실추되고 비즈니스에도 차질을 빚는다.

기업은 뜻밖의 사건사고가 터졌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대내외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이를 '출구전략(Exit Stragy)'라고 부른다.

1982년 시카고에서는 6명이 연쇄적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죽기 전 타이레놀 캡슐을 복용했다. 타이레놀의 회사 존슨앤존슨은 즉각 캡슐을 전량 수거했고, 공개적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 과정에서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감내해야 했지만, 회사의 용기 있는 행동에 많은 사람이 찬사를 보냈다. 존슨앤존슨은 3년 만에 점유율을 회복했다.

2010년 토요타 자동차의 부품결함으로 미국에서 일가족 네 명이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이후 다른 차종에까지 결함이 발견됐는데도 토요타는 '운전자의 부주의'라고 주장, 거센 반발 속에 결국 1000만여 대의 차량이 리콜 대상이 됐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이란 '기업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사람들은 이 사건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인식한 후 그에 맞는 적절한 대응 메시지와 해결 방향을 찾아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존슨앤존슨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공감과 책임 의식, 관계 등의 긍정적 키워드로 대응했지만, 토요타는 은폐, 회피, 무시 등의 부정적 키워드로 대응해 결국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이 책은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을 '위기 삼각형', '포지션 방정식' 등으로 명확하게 정리한다. 기업이 상황을 최대한 객관화해 볼 수 있도록 하면서, 상대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방향성을 알려준다. 궁극적 화해를 위해 적절한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어야 하고, 그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할 수도 있어야 한다. 저자는 기업이 입장을 전략적으로 잘 반영하면서 설득력 높은 메시지를 개발하고, 그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스토리의 유통구조를 설계하는 방법에 관해 설명한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비단 기업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개인의 일상은 물론 정치나 사회적 상황에서도 갈등은 나타난다. 이때 거친 여론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막막하다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돼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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