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후반 투자의 역사와 그 길을 헤쳐온 투자 귀재
투자자들에게 영감과 교훈, 위안을 주는 투자 교본
워런 버핏, 위대한 자본가의 탄생(로저 로웬스타인 지음·김정혜 옮김 / 비즈니스맵 / 846쪽 / 2만 8000원)

투자 역사에 신기원을 세운 불세출의 거인이 탄생했다. 바로 오마하의 현인, 투자 귀재 등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붙은 워런 버핏이다. 그는 주식투자 외길로만 천문학적인 자산을 일궈 20세기 최고 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그뿐만 아니라 강산이 네 번이나 바뀌는 세월 동안 주식 시장의 수익률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엄청난 격차로 따돌렸다.

버핏은 증시가 호황이든 불황이든, 새들 슈즈가 휩쓸던 1950년대 아이젠하워 시절부터 정보화 시대인 1990년대 빌 클린턴 시절까지 한눈 팔지 않고 투자의 한 우물만 팠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반세기 동안 주요 주가지수 연평균 상승률은 약 11퍼센트였던 반면, 같은 기간 버핏의 연 복리 수익률은 29.2퍼센트였다.

매년 5월 초가 되면 금융의 메카가 월스트리트에서 오마하로 옮겨 가는데, 이유는 딱 하나다. 난해하기에 짝이 없는 투자와 사업, 금융에 대한 버핏의 강연을 듣기 위해서다.

투자자로서 버핏은 레버리지 투자, 선물, 적극적 위험 회피, 현대포트폴리오 분석 등등 학자들이 개발한 난해한 모든 전략을 기피했다. 그는 트레이더의 사고방식을 가진 현대 포트폴리오 운용자와 달리 소수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에 승부를 걸었다.

버핏은 쇼맨이나 설교가 같은 성향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다소 평범하지 않은 가정에서 성장한 그는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고, '숫자'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도시 인구수를 시작으로 야구 기록 통계나 경마 배당률까지 그는 숫자로 된 것이면 모든 걸 외웠다. 그래서인지 버핏은 돈에도 일찌감치 눈을 떴다.

저자는 이런 버핏의 발자취를 집중 취재했다. 그가 저평가된 주식을 장기보유 하는 가치투자 전략으로 어떻게 부를 쌓아왔는지, 축적한 부를 어떻게 잃지 않고 세계적인 거부가 됐는지 등 과정을 섬세하게 파헤치고, 투자 철학과 기질에 주목했다. 일관된 원칙과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인내, 목표를 향한 몰입, 결혼 상대 고르듯 종목을 선정하는 신중함, 원칙을 고수하는 완고함 등 버핏의 성격을 집중 탐구했고, 투자에 있어 중요한 것은 '뛰어난 두뇌보다 기질과 태도'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버핏에 관한 이 책은 독자들을 매혹시키는 요소들이 다분하다. 숫자와 계산에 비상한 능력을 발휘하는 주인공과 대폭락기와 활황기를 넘나드는 역동적인 시대적 배경, 실패와 고통의 시간이 모두 담겼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는 20세기의 투자 거장이 어떻게 존재하게 됐는지와 그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