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옥천의 한 식당에서 열린 행사가 화근이었다. 4·10 총선 후보로서 지역사회 모임에 부름을 받고 갈 수도 있고 임의로 참석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문제는 그 자리의 성격이다. 눈을 의심케 한 것은 '4선 당선 축하' 케이크였다. 당내 경선 관문을 통과한지 겨우 이틀 째되는 날에 당선을 축하한다는 게 말이 되나. 총선일을 40여 일 앞두고 있는 터에 무슨 재주가 있어 당선을 꿰뚫어 볼 수 있나. 낯 간지럽고 사리분멸을 잃은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구 유권자 입장에서는 투표를 하기도 전인데 '의문의 1패'를 당한 격이다. 공천 확정을 축하하는 자리로 알았다는 박 후보 해명도 군색해보인다. 당시 모임 장면을 찍은 여러 사진 중에는 문제의 케이크 촛불을 끄려고 다가선 박 후보의 모습도 확인된다. 그 상황에서 케이크 글귀를 몰랐다고 한다면 억지에 지나지 않는다. 그 모임에 공무원이 섞여 앉아 있었던 것도 간단치 않은 사안이다. 해당 선관위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공무원의 정치중립 위반 소지가 의심되는 까닭이다.
박 후보는 충북지역 중진 정치인이다. 현재 3선이지만 정치이력을 보면 앞서는 측면도 있다 할 수 있다. 그런 인사가 이번 사태에 얽히게 돼 아쉬움이 적지 않다. 선거판에 이골이 나 있을 법 한데 뜬금 없는 처신으로 구설을 자초했으니 딱한 노릇이다. 지금 박 후보는 여유를 부릴 계제가 아니다. 지역구인 '남부 4군' 가운데 여야 군수는 2대 2 동수다. 여야 구도가 팽팽하다는 방증이고 따라서 낙관적 전망은 근거가 없다.
충청 여당 공천 후보군을 보면 중진급이 강세다. 장점도 있지만 일면 피로감이 따른다. 와중에 박 후보가 도마에 올랐다. 중도·무당층에 좋은 신호일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