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용 동화작가
박진용 동화작가

며칠 전, 행사 초대장을 한 장 받았다. 보훈부장관이 보낸 제64주년 3·8민주의거 기념식장에 초대한다는 내용이다. 카드에 적힌 '정의의 들꽃으로 빛나리라'를 보는 순간 교복을 입은 대전의 고등학생들이 독재정권에 맞서 자유와 민주와 정의를 외치던 함성이 들리는 듯했다. 감개무량하고 가슴이 벅차오른다. 몇 년 전만 해도 지방행사에 불과했는데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어 거국적인 행사를 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3·8민주의거는 1960년 3월 8일부터 10일까지 대전에서 자유당 독재정권에 맞서 일어난 학생시위로써 대구의 2·28, 마산의 3·15의거와 함께 4·19혁명에 불을 지핀 학생운동이다.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민주운동은 조명을 받아 세상에 널리 알려진 반면, 우리고장의 3·8민주의거는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어 국민적 관심을 갖게 되기까지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회장 김용재)와 많은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위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 그 목적이 개인과 집단의 이익이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시위 등 다양하다. 그러나 자유와 민주와 정의를 부르짖으며 일어선 학생들의 시위는 다른 어떤 시위보다도 귀하고 높게 평가되어야 한다. 그들이 외친 3·8정신은 대전·충청의 정신으로 승화되길 바라지만 아직도 3·8민주의거를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

그래도 다행이다. 3·8기념탑이 우뚝 서있고, 3·8민주로가 있고, 금년 하반기에는 기념관이 완공되어 전시와 교육적 기능을 다할 것으로 기대된다. 3·8음악회나 백일장도 계속 발전시켜야 하고 기념사진전도 시민들과 학생들 속으로 더 파고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네가 3·8민주의거를 아느냐고 물었을 때 아들과 딸들이 그렇다고 힘차고 자랑스럽게 대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박진용 동화작가

박진용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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