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단독·연립 등 비아파트 인허가 전년 대비 36% 감소한 6785호
착공 물량도 눈에 띄게 감소…2022년 9192호→2023년 5651호
고금리·고물가에 공사비 인상…전세사기까지 분양 '악재'
공급 축소에 高 월세 또는 아파트 行…청년 주거사다리 붕괴

대전일보DB

충청권 비아파트(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의 공급 선행 지표가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사회초년생 등 1-2인 가구를 위한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월세 상승과 아파트 쏠림 현상 가속화 등 주거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지역의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6785호로, 지난 2022년(1만 536호) 대비 35.6%나 줄었다. 이는 지난 10년간 충청권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지역별로는 대전의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 감소율은 50%로 가장 높았으며, 충남 39%, 충북 30%, 세종 7.6% 순이다.

비아파트 착공 물량도 줄었다.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충청권 비아파트 착공 물량은 총 9192호였으나, 지난해엔 5651호로 감소했다. 이 중 다세대 주택 착공 물량은 77.6% 감소했으며, 다가구(- 67.7%), 연립(- 44%), 단독(- 32.4%) 모두 줄었다.

비아파트 공급 감소의 원인은 고금리·고물가와 건설업 불황, 전세 사기 등이 꼽힌다.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고금리와 고물가 현상에 공사비 인상은 물론 높은 대출 이자로 인해 투자자들이 비아파트를 외면하고 있다.

여기에 단독·다가구 주택이 전세 사기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임대시장이 크게 축소됐고, 결국 투자자와 건설사 모두 위축된 비아파트 시장에 뛰어들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비아파트 공급 불균형은 향후 충청권 주택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아파트가 필요한 만큼 공급되지 않으면 해당 수요가 아파트로 몰릴 수 있으며, 아파트 전셋값 상승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대전지역의 경우 아파트 전세가격지수가 지난해 7월 둘째 주부터 32주째 상승 중이며, 충북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도 지난해 7월 다섯째 주부터 올 2월 첫째 주까지 28주 상승했다.

또 일부 비아파트 수요층은 전세 사기를 피하기 위해 월세를 선택, 높아진 월세 수요와 함께 공급 부족으로 인한 아파트 월세 상승까지 부추길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비아파트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경우 주요 수요층인 1-2인 가구의 주거 부담은 더 가중되고, 주거 사다리 붕괴로 인해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융합학과 교수는 "주택 시장 유형은 아파트와 비아파트 등 다변화해야 하지만 그간 정책이나 시장 상황 등을 보면 아파트로 쏠리고 있다"며 "특히 1-2인 가구의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대료 보전 등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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