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근 선임기자
김재근 선임기자

집단행동은 대개 목적과 수단 방법이 일치할 때 이뤄진다.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똑같은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대개는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행동을 하지만 위기가 닥쳤을 때 자연발생적으로 우발적인 집단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집단행동은 양면성이 있다. 긍정적이고 좋은 취지에 그 과정도 합리적 이성적이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비난과 고립을 초래한다. 특히 사회적 강자나 기득권층의 집단행동은 자칫하면 횡포나 오만으로 비쳐지기 십상이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둘러싼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벌어졌다. 전국에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대생들이 휴학계를 내고있다. 의료현장에서 진료가 중단되고 수술이 미루어지는 등 파행이 빚어졌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여론은 매우 냉랭하다. 의사들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우리 사회에 심각한 지역 및 계층간 갈등이 빚어지고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있지만 적어도 의대 증원에 관한한 다수 국민이 의사들에 대해 비판적이다.

의사의 정원을 늘이고 줄이는 것은 정부의 권한이다. 진료 수요와 의사의 수급을 고려하여 의대의 정원을 배분한다. 물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 안전 보호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의대 정원을 엄격하게 통제해왔다. 의사가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직업이기 때문에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길러내는 한편, 일정한 수익을 보장하는 측면도 있다. 이 때문에 의사들은 사회적 존경을 받고 경제적 안정도 누리고 있다.

작금 일부 의사들의 언행은 도를 넘었다. 정부의 의료개혁을 "의사에 대한 도전", 비판적인 여론에 대해 "지방에 부족한 건 민도"라고 주장하는 등 여론을 자극하고 있다.

국민은 이런 행동을 기득권층의 집단이기주의로 여기고 있다. 정부는 당초 발표한대로 의대 정원을 꼭 늘려, 필수의료 인력을 제대로 공급해야 한다. 환자를 외면한 불법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는 게 마땅하다.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의사들은 하루 속히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의료현장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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