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은행 CCTV 분석으로 피해자 발견…'눈부신 팀워크' 발휘

대전 서부경찰서 구봉지구대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휘말린 80대 어르신을 설득, 30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예방했다.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제발 먼저 도착하지 말아달라'고 빌면서 간절히 찾아 다녔습니다."

딸을 납치했다는 말에 속아 3000만 원을 인출하러 나선 80대 할머니를 눈부신 팀워크로 찾아내, 피해를 예방한 경찰들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13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이달 1일 오전 10시쯤 '딸이 납치됐다며 3000만 원을 입금하라는 말에 부인이 현금을 인출하러 갔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피해자 A(80대) 씨는 이날 오전에 "딸을 납치했으니, 구봉신협으로 가서 3000만 원을 인출하고 은행에서 200m 떨어진 곳에서 만나 거래를 하자"는 전화를 받고 외출했다.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배웅하던 남편 B 씨는 이를 수상히 여겨 신고를 했고, 인근에서 특별방범 활동 중이던 구봉지구대 경찰관들이 피해자 추적에 나섰다.

아파트와 구봉신협 관저지점 폐쇄회로(CC)TV를 통해 피해자 방문 여부를 확인한 뒤, 팀원 간 역할분담을 통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눈부신 팀워크를 발휘, 신고 접수 15분만에 아파트에서 구봉신협으로 오는 길 중간에 위치한 남대전농협 본점 앞 버스정류장에서 피해자를 발견했다.
 

대전 서부경찰서 구봉지구대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휘말린 80대 어르신을 설득, 30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예방했다.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당시 A 씨는 보이스피싱 피의자와 계속 통화 중이었으며, 경찰관들은 "보이스피싱 범죄다. 전화를 끊어야 한다"고 거듭 설득한 끝에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또 현장에 도착한 A 씨의 딸과 함께 피해자 폰에 악성코드 앱이 설치돼 있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딸이 납치됐다는 말에 놀란 A 씨를 달래며 마음을 진정시키기도 하면서, 피해자 보호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해당 사건의 피의자는 현장에서 피해자를 기다리다, 경찰이 출동한 상황을 확인하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봉지구대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은 피의자 검거 보다는 피해 예방이 우선돼야 해 피해자 보호에 집중했다"며 "검거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어르신이 3000만 원 피해를 입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전서부경찰서 구봉지구대가 눈부신 팀워크로 피해자를 현장에서 발견, 최근 3000만 원 상당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했다. 사진은 현장에 출동했던 구봉지구대 팀원들. 사진=구봉지구대 제공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