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소장품 소개

장동욱, '생존 확인', 캔버스에 유채, 72.7 x 116.8cm, 2021

장동욱 작가(1985-)는 도시 속 잊혀져 가는 장소, 남겨진 공간, 버려진 사물들을 주제로 회화, 설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닷가 관광지에서 나고 자란 그의 유년시절은 휴가철이면 늘 북적였던 관광객들, 그들이 떠나버린 자리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남겨진 휑한 풍경, 그리고 밀려드는 기억들이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대규모 공사가 중단된 채 멈춰 있는 공간을 포착한 '공터', 인적이 드문 놀이터의 모습 '교차지점', 폐교의 풍경을 담은 '표류 중', '출구 없는 기억 #1' 등 남겨진 잔해들에 머무는 작가의 시선은 일면 불안정하고 비터스윗했을 이러한 독특한 경험들에 기인한다. 우연히 마주치는 사물과 공간들로부터 작가의 촉은 의례 그 의미가 충만했던 순간의 바이브를 더듬어가고, 이는 환영과 실재가 뒤섞인 듯한 특유의 시적이고 아련한 화면으로 응결된다. 한남대학교, 홍익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으며, 청주 프로젝트 스페이스 우민(2022),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2021), 대전 이응노 미술관 M2(2020), 대전 테미예술 창작센터(2019), 파주 아트센터 화이트 블럭(2018) 등에서 전시했다.

장동욱 작가의 평면작업 '생존 확인'(2021)은 2021년부터 시작한 '유원지 프로젝트' 시리즈 중 하나이다. 유원지는 보통 일상의 루틴에서 벗어나 색다른 경험을 즐기러 온 인파들로 생동감 넘치는 곳이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이후에는 그 황금기의 유령이 오버랩되며 다소 비현실적인 장소로 변모하곤 한다. '생존 확인'의 독수리조형물은 과거 바이킹 뱃머리 위에서 관광객들의 환호와 함께 누렸던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이제 그 마지막 순간을 감지하고 있는 듯 보인다. 작가는 기억과 실재의 간극을 좀 더 좁혀, 마치 더 이상 꿈인지 사실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풍화된 과거의 기억이 그러하듯 눈부신 빛 아래 빛바랜 색채로 이를 표현했다. 빈안나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빈안나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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