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 프랑스 파리 '제11회 제빵 월드컵' 준우승 차지
이경무 아산 하루베이커리 오너쉐프 한국팀 소속 활약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1회 제빵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대표팀의 왼쪽부터 고환복 선수, 박용주 단장, 이재웅 선수, 이경무 선수. 사진=하루베이커리 제공


[아산]대전 성심당, 군산 이성당. 대한민국의 간판 빵집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서도 빵지순례로 찾는 이들이 줄을 잇는 이곳들의 시원은 모두 동네빵집. 한국 동네빵집의 빼어난 실력을 세계에 드높인 또 한 명의 제빵인이 있다. 아산시 용화동에 소재한 하루베이커리의 이경무 오너쉐프(43)이다. 이 쉐프는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1회 제빵 월드컵'에 한국대표팀 일원으로 출전해 맹활약, 준우승의 쾌거를 달성했다. 축구 월드컵처럼 4년에 한번씩 열리는 제빵 월드컵은 각국 대표선수들이 나와 실력을 겨룬다. 올해 대회는 한국을 비롯한 12개국이 참가했다. 제빵 월드컵 준우승은 2016년 대회 우승 뒤 한국대표팀이 거둔 최고 성적이다.

2016년 제빵 월드컵의 우리나라 최초 우승팀 일원이었던 박용주 이번 한국대표팀 단장은 대회 준비를 위해 전국의 기술자들로 팀을 짜며 이경무 쉐프에게 참여를 요청했다. 제과기능장인 이 쉐프는 3년 과정의 일본과자전문학교 유학을 마치고 스위스 취업 확정 뒤 고향인 아산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2013년 하루베이커리를 창업했다. 일본어로 계절 '봄'을 뜻하는 하루베이커리는 아산 일대에서 이미 빵 맛집으로 유명하다. 제빵 월드컵 참가는 이 쉐프가 제빵 세계에 몸담기 시작한 때부터 버킷리스트에 포함됐지만 막상 제안을 받고서는 고민이 컸다. 훈련을 위해선 수개월 타지에서 합숙해야 해 상당 기간 빵집을 비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참가를 결심, 지난해 9월부터 선수단 합숙에 돌입했다.

대회에 개막 뒤에는 세부 종목 중 빵공예를 맡아 올해 열리는 파리 올림픽 주제로 프랑스 전래 동화와 에펠탑 등을 융합한 작품을 선 보여 현지에서 극찬을 받았다. 종합 점수 합산 결과 프랑스에 이어 한국이 2위로 발표되자 대회 준비에 쏟았던 시간과 노력이 한꺼번에 떠 올라 왈칵 눈물을 쏟았다. 이경무 쉐프는 "최선을 다해 후회나 아쉬움은 없었다"며 "역대 가장 짧은 준비기간에도 일본(3위)을 제치고 아시아에서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둬 기쁨이 배가 됐다"고 말했다.

"빵을 만들며 행복을 느낀다"는 이경무 쉐프는 제과제빵 기술을 활용해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쿠키인클로버도 운영하고 있다. 이 쉐프는 "아산의 80여 개 동네빵집이 4년 새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그동안 배움과 경험을 바탕으로 동네빵집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 토대를 더 단단히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제11회 제빵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대표팀의 이경무 선수가 빵공예 종목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사진=하루베이커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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