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 장애에서 소수자 전체에 대한 '이해'
우리가 알아야 하는 그들에 대한 정보와 가치에 대해
처음 만나는 자폐(박재용 지음 / 이상북스 / 216쪽 / 1만 7000원)

우리나라 장애인 비율은 대략 5%, 스무 명 중 한 명꼴이다. 대부분은 후천적 장애에 속해 어린아이 중에는 장애우가 많이 확인되지 않는다.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10대 장애인은 대체로 선천적 발달장애이고, 그중에서도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들이 대다수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자폐 장애를 비롯한 자폐증 진단 기준은 충족하지 않으나 일부 특징이 비슷한 여러 증후군을 모은 개념으로, 아동기에 사회적 상호작용 장애, 언어성 및 비언어성 의사소통 장애, 상동적인 행동과 관심을 보인다. 즉 발달 장애의 일종으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고,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을 특징으로 한다. 발생 원인으로 유전적, 인지적, 신경학적 차원 등이 있다고 알려졌지만, 단일한 원인이 있다고 확답하기 어렵다. 또 일부 연구 문헌에서 밝혀진 많은 위험 인자들을 통해 발병할 수도 있다.

자폐인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은 자폐인의 상동행동을 억제하려 한다. 하지만 상동행동의 원인은 뇌의 특정 감각 영역이 발달하지 않거나 과하게 발달했기 때문이라 이를 없앨 방법은 전무하다. 그런데도 잘 모르는 이들이 그들에게 상동행동을 억제하라고 한다면, 그들은 굉장히 힘든 긴장 상태를 견디라고 강요받는 것이다.

이 책은 '마음 이론'과 '통합 교육', '중증 장애인 시설'에 대해 이야기한다. 많은 이들이 장애인을 위한 시설 환경이 좋아지고 일할 사람이 충분히 갖춰지면, 장애인들이 '시설에 사는 것'이 괜찮을 것이라 여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시설의 존재 자체다. 중증 장애인을 사회가 보듬지 않고 격리하겠다는 이야기라서다. 개개인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시설은 필요하지만, 그 시설 없이도 중증 장애인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비자폐인이 잘 몰랐거나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봄으로써 '자폐'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그들이 우리와 달라 느꼈던 불편함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의 자폐행동 양상을 살피고, 그 이유와 대처 방안 등에 관해 설명한다. 그들이 처한 현실과 사회적 정황을 알아보면서 장애인에 대한 생각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특히 청소년기에 주변 또래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장애인 만큼,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은 이 책을 통해 그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에서 사회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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