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희망이다] 워라벨로 승부수 띄운 중구
20여 년 전 둔산으로 공공기관 이전…인구·경제·상권 침체
청소년 복지 향상·교육·정주여건 등 지방소멸기금 확보
중촌벤처밸리·제2예술단지, 중구 활성화 구원투수 될까

대전 중구청사 전경. 사진=대전 중구 제공

 

◇옛 대전시청을 품었던 구도심 '중구'

대전시 중남부에 위치한 중구는 동쪽으로 대전천(大田川)을 사이에 두고 동구·대덕구와 접하고, 서쪽은 유등천(柳等川)을 경계로 서구와 남쪽은 금산군과 접해 있다. 지금은 이전한 대전시청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충남도청을 품은 중구는 대전의 중심이었다.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하고, 1989년 대전시가 직할시로 승격됨에 따라 법정동 26개동, 행정동 25개동 면적 61.93㎢의 지역을 관할하는 자치구로 승격됐다. 현재의 중구청사가 옛 대전시청사로 사용됐다.

그러나 1985년 대전 서구 둔산동 일대에 둔산 신도시가 조성되며 1999년 12월 중구에 있던 대전시청이 서구로, 2012년 충남도청이 내포로 향하는 등 줄줄이 공공기관이 이전하며 쇠퇴의 길을 걷게 됐다. 구도심 탓에 정체된 도시라는 평가를 받는 중구의 옛 영광을 되살릴 정책이 필요한 시기다.

◇인구감소율 증가…저출산, 고령화 가속화 당면한 중구

지난해 12월 기준 중구의 인구는 22만 3256명이다. 2022년 22만 7108명, 2021년 23만 341명, 2020년 23만 5550명 등 매년 줄고 있다. 2022년 -1.4%, 2021년 -2.2%, 2020년 -2.0% 등 지속된 감소로 인구 반등을 엿볼 수 없다.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저출산·고령화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돼 가고 있다. 대전 도심 중심축의 변화가 그 원인으로 꼽힌다. 1985년 둔산 신도시 조성으로 금융·상권·주거의 중심이 서구로 옮겨가며 쇠퇴가 가속화됐다. 특히 대전시청의 이전은 중구 몰락의 방아쇠를 당겼다고 평가된다. 30만 명에 달했던 인구는 하향세를 겪으며 청년 인구는 줄고 노인 인구가 점차 늘어나는 저출산 고령화를 겪고 있다. 인구 20만 명대 사수가 당면한 과제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중구형 일자리 분석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회의 모습. 사진=대전 중구 제공

 

◇인구정책위원회 조성과 지방소멸대응기금

정부는 지방 소멸 방지를 위해 인구감소 특별지역 선정 및 특별법 제정, 지방소멸대응기금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행정안전부는 인구감소지역 89곳을 지정했다. 대전 중구는 이 그룹에 포함됐다. 중구는 인구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인구정책위원회를 구성해 인구정책 기본계획을 심의·결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방소멸대응기금 확보에 힘쓰고 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역 인구 감소 및 지방소멸 위기 대응을 위해 지난해 도입된 재원으로 오는 2031년까지 매년 1조 원이 배분된다. 중구는 청소년 종합복지 향상, 보육, 교육, 정주여건 개선 등을 목표로 지난 2022년 지방소멸대응기금 15억 원과 지난해 20억 원을 각각 확보했다. 기금 35억 원은 청소년종합복지센터 건립을 위해 사용된다. 올해에는 청소년종합복지센터 10억 원, 농촌테마체험마을 10억 원 등 총 20억 원을 확보했다.
 

대전 중구 공공임대형 지식산업센터 투시도. 사진=중구 제공

 

◇워라벨로 승부수 띄운 중구

-대전형 판교 '중촌벤처밸리'

중촌벤처밸리는 중구 활성화의 핵심이다. 중촌벤처밸리는 인구 유출과 청년 일자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지식산업센터 부지 인근에 대규모 벤처타운 건립을 골자로 한다. 지난 2022년 10월 KT와 디지털 전환 등 차별화된 중촌 벤처밸리 조성을 위해 공동 연구 협약을 했다. 일자리 1만 개와 스타트업 벤처 기업 400개 이상 유치가 목표다. 당초 지난해 '중촌벤처밸리 조성을 위한 기본구상 및 사업화방안 수립용역'이 완료될 예정이었지만, 이장우 대전시장이 발표한 '제2의 문화예술복합단지' 계획에 중촌벤처밸리 사업 대상지가 포함되면서 용역 일정도 조정됐다.

-공공임대형 지식산업센터

공공임대형 지식산업센터는 중촌벤처밸리 완성의 필수 조건으로, 대지면적 약 3851㎡, 건축면적 1518㎡, 연면적 1만 1973㎡, 지상 1-7층 규모다. 총사업비는 약 228억 원이며 국비로 최대 160억 원까지 지원받아 오는 2028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완공되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입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지식산업센터 지하에는 '중촌동 공영주차장'이 조성된다. 구는 중촌역이 지어질 부지 내 250면, 지하 1-2층 규모의 공영장을 짓기 위해 로드맵을 세운 상태다. 토지보상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 상반기 착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문산 케이블카 노선안. 사진=대전시 제공
보문산 케이블카 사진=대전시 제공

-체류형 관광단지 조성 '보물산 프로젝트'

시민의 발길이 적어진 보문산을 탈바꿈하기 위한 '보물산 프로젝트'도 추진된다. 이 프로젝트는 보문산을 가족단위 체류형 관광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민간 개발로 전망타워를 포함한 케이블카 1500억 원, 워터파크·숙박시설 조성비 1500억 원 등 총 3000억 원을 투입해 방문객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보문산 케이블카는 주·야간 보문산과 도심경관을 한눈에 전망할 수 있도록 오월드에서 대사지구를 잇는 3.5㎞ 길이로 조성할 예정이다. 새로운 랜드마크형 전망타워도 조성한다. 오월드 주변에 워터파크와 콘도·펜션 등 숙박시설도 조성해 이 일대를 관광단지로 지정하겠다는 구상이다.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감도. 대전시 제공

-꿈의 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

한화이글스의 새 구장인 '베이스볼 드림파크'는 2025년 프로야구 시즌 개막에 맞춰 준공될 예정이다. 베이스볼 드림파크는 대전 중구 부사동 한밭종합운동장을 허물고 그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5만 1200㎡에 2만 2000석의 관람석을 갖춘 새 야구장을 짓는 게 골자다. 국내 최초 '홈 프렌들리' 콘셉트에 맞춰 좌우 비대칭으로 지어질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365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인피니티풀(수영장), 서핑존, 글램핑존을 비롯 스포츠펍, 카페, 제과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담을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건립에 착수했다.
 

제2 문화예술복합단지와 중촌벤처밸리 위치도. 사진=중구 제공

-제2시립미술관·음악전용공연장…대대적 문화예술 공간 조성

대전시는 원도심에 제2의 문화예술복합단지 조성을 목표로 2029년까지 중촌근린공원에 제2시립미술관과 음악전용공연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들은 기획디자인 방식으로 건립, 도시의 랜드마크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 방식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 구상안 마련을 위해 역량 있는 건축가와 건축디자인을 먼저 결정한 뒤 사업추진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등을 이후에 진행하는 방식이다. '건축디자인 시범사업'으로 추진되는 만큼 건축기획단계에서부터 디자인을 공모해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꾀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외 유명 건축가를 대상으로 기획디자인 참여를 사전 협의하고 있다. 제2시립미술관은 1202억 원을 투입, 현 시립미술관의 2배 정도 규모인 연면적 1만 6852㎡(지하 1층·지상 2층)의 전시·창작·

카페 공간 등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음악전용공연장은 2500억 원을 들여 연면적 3만㎡(지하 2층-지상 4층)의 광역시 최대 규모로 건립한다. 콘서트홀과 챔버홀, 편의시설 등을 갖춘 전문 공연 공간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중촌벤처밸리 조성 사업은 사람이 모이고 찾는 도시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으로, 특히 사업지 내 건립되는 지식산업센터에 IT(정보통신), IP(지식재산권) 기업을 집중 유치해 젊은 인구의 유입을 유도할 것"이라며 "일자리 제공과 함께 시에서 추진하는 중촌근린공원 내 '제2 문화예술복합단지'(제2시립 미술관, 음악 전용 공연장 등) 조성으로 많은 사람들이 머물며 즐기는 중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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