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근 선임기자
김재근 선임기자

농촌 인구가 줄어들면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빚어지는 곳이 학교 현장이다. 학령인구가 줄고 신입생이 감소하면서 학교가 존폐 위기에 몰리는 것이다. 학생수 감소→교육의 질 저하→도시 유출(전학)→학생수 감소의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입학철을 앞두고 지역 교육계의 시름이 깊다. 취학대상자가 계속 줄어 폐교 대상 학교와 소규모학교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충청권 초등학교 취학대상자 수가 크게 줄었다. 1명도 없는 학교가 충남은 9곳, 충북도 6곳이나 됐고, 대전도 10명 미만인 학교가 8곳이라고 한다.

학생 수가 너무 적어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 소규모학교도 급증하고 있다. 충남은 학생수 50명 이하의 학교를, 충북은 학생 수 60명 이하 또는 6학급 이하를 소규모학교로 정의하고 있다. 2025년도 학교 소규모화 지수를 보면 충남은 전체 초등학교 중 45.36%, 충북은 42.32%가 소규모화 고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의 소규모화는 교육 현장에 여러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 학교가 없어지는 것이다. 2023년 3월 현재 전국적으로 폐교가 3922개 이르고 충남이 271개, 충북도 260개나 된다. 세종도 13개, 대전도 8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학생 수가 너무 적으면 제대로 된 교육을 하기 어렵다. 입학에서 졸업 때까지 내내 같은 친구들과 수업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친구를 사귀기 어렵고, 사회성 발달에도 지장을 받는다. 예체능이나 특기적성 교육, 모둠활동, 방과후 수업 등도 쉽지 않다. 교사는 교사대로 행정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학생 수가 적어도 기본적인 업무량은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 소규모화와 소멸이 교육계의 탓은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았다. 재앙적 수준의 인구절벽이 농촌학교 소멸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농촌학교 문제를 이대로 두기에는 너무 절박하다. 지방인구 유출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교육문제이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농촌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육계는 물론 지역사회, 지자체, 정부가 다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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