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근 선임기자
김재근 선임기자

호두의 기원은 카스피해 연안으로 알려져 있다. 카스피해는 북쪽으로 러시아, 남쪽은 이란, 서쪽은 아제르바이잔 및 터키 등과 닿아 있다. 호두 원산지로 지목되는 이란과 페르시아 지방, 튀르키예 3곳 모두 카스피해에서 그리 멀지 않다.

중국에는 한나라 때 여행가인 장건(?-B.C 114)이 서역에서 호두를 가져왔다는 얘기가 전한다. 호두의 한자는 '胡桃(호도)'로 오랑캐 복숭아라는 뜻이다. 오랑캐 땅인 서역에서 들어온 데다 호두의 모양이 복숭아 씨앗과 비슷한 데서 연유한 이름이다.

우리나라는 신라의 민정문서에 호두나무가 뽕나무, 잣나무 등과 함께 재배됐다는 내용이 전한다. 보다 정확한 것은 원나라에서 가져왔다는 기록이다. 고려 충렬왕 16년(1290) 유청신이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들여와 고향인 천안에 심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호두를 재배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호두나무와 비슷한 토착식물로 가래나무가 있다. 이 나무의 열매를 추자(楸子)라고 하는데 호두와 흡사하지만 껍질이 훨씬 단단하고 과육은 빈약하다. 우리 조상들은 가래나무 열매를 추자, 호두를 중국에서 들여왔다는 뜻으로 당추자(唐楸子)라고 불렀다.

호두의 고장 천안시가 호두 알리기에 나섰다. 천안호두과자 품질 인증제를 도입하고, 호두공원을 조성한다고 한다.

천안호두과자는 맛과 영양이 뛰어난 명품 먹거리이다. 1934년 처음 등장했으며, 현재 70여개의 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천안을 찾은 방문객이 으레 사가는 게 호두과자이다. 고속도로휴게소 등 전국에서 이 과자를 팔고 있는데 품질이 들쑥날쑥하다. 천안에서 제대로 만든 호두과자에 한해 품질을 인증하여 타지역 상품과 차별화한다는 것이다.

호두를 처음 재배한 삼룡동 인근에 호두공원을 조성한다고 한다. 천안 광덕면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호두나무(천연기념물 제398호)가 있고, 광덕면은 전국 최고 호두 집산지이다. 천안 호두에 관한 역사와 문화를 홍보하는 공간과 휴게시설 등을 만든다는 것이다.

700년 역사의 천안 호두의 명성이 더욱 널리 알려지고 천안호두과자가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유명상품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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