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근 충남취재본부 부장
김동근 충남취재본부 부장

2024년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계절이다.

유권자들이 행사하는 소중한 한 표를 받으려는 거대 양당을 비롯한 정당들은 공천작업에 돌입했으며, 출마자들도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지역구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한 뒤 얼굴을 알리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다.

국회는 입법·행정·사법부로 나눠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삼권분립에 입각해 4년마다 선출직으로 구성하는 헌법상의 합의체다. '오로지 국민을 위해' 주요 입법은 물론 국책 등을 결정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총선은 대의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공약과 비전을 제시하는 등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축제로 치러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둡다.

우리나라 선거역사를 보면 대통령선거든, 국회의원선거든, 지방선거든 모두가 '나 아니면 안 돼'라는 독단적인 집단최면에 빠지기라도 한 것처럼 보인다. 국민이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민생을 살피는 차별화한 정책으로 우위를 점하려는 노력을 하기 보다는, 대부분 당선에만 집착해 상대를 깎아내리는 비난의 목소리가 판을 치고 있다.

정치권이 오히려 진보와 보수 등 양극단적인 이념에 사로잡혀 혐오와 갈등, 분열만 부추기는 현실이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거창하게 신사협정을 맺기 전까지 원색적인 비방과 독설로 가득채운 현수막이 전국의 거리를 점령했다. 언제부터인가 진영을 불문해 '네탓남탓'과 '내로남불'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흉내라도 내던 '상생'과 '협치'는 박물관에 박제된 유산이 돼버렸다.

뉴스도 마찬가지다. 나라의 존립을 위협하는 저출생과 서민들의 주머니사정, 억 소리 나는 집값과 치솟는 물가, 교육, 복지, 육아, 취업, 경기 등을 걱정하고 있지만, 불필요한 정쟁과 어지러운 공방을 벌이는 정치인의 자극적인 입을 더 주목한다.

지금도 정당들과 출마자들은 저마다 셈법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총선 승리를 내세워 '나 아니면 안 돼'라고 얘기하기 전에, '나 때문에 안 돼'는 것은 아닌지를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아무리 좋게 포장하더라도 국민은 결국 진정성을 가려 현명하게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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