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근 선임기자
김재근 선임기자

소주는 몽골에서 유래했다는 게 정설이다. 징기스칸이 세운 몽골은 동북아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고려도 1231-1259년 몽골과의 싸움에서 패했다. 강화도로 왕실을 옮기고 28년간 9차례나 전쟁을 벌였지만 중과부적으로 패배하여, 몽골의 지배를 받게 된다.

몽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일본 정벌을 추진한다. 고려와 함께 여몽연합군을 편성하여 1274년과 1281년 2차례 일본 정벌에 나섰다. 이 전쟁은 여몽연합군이 일본에 이르렀을 때 비바람이 몰아치고 태풍이 불어 패배했다.

역사가들은 이 무렵 몽골의 소주 제조기술이 고려에 전파된 것으로 추정한다. 몽골의 관리들이 머물렀던 고려의 수도 개성과 몽골이 군사용 말을 길렀던 제주, 몽골군이 머물렀던 마산에 퍼진 것이다. 몽골 출신인 충렬왕의 왕비 제국대장공주가 머물렀던 안동에도 전파됐다.

당초 몽골은 도수가 낮은 마유주를 즐겨 마셨다. 말젖을 가죽 주머니에 넣어 발효시킨 알콜 2~3도 가량의 술이다. 초원을 따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간단하게 만들어 마시기에 적합한 술이었다. 이러한 마유주를 증류시킨 게 소주였다. 몽골군대는 이슬람 세계 원정시 새로운 술에 눈을 뜬다. 바그다드 등에서 알콜이 20도가 넘는 술을 맛보고 이를 배워 마유주를 증류하여 마시기 시작한 것이다.

2024년 새해초 소주값이 내렸다. 서민의 술인 소주값이 속속 오르자 국세청이 세금을 낮췄고, 이를 계기로 소주 회사도 출고가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가게들도 1900-2100원에 팔던 360㎖ 소주값을 200-300원 낮췄다.

애주가들이 좋아할 만한 소식이지만 식당에서 소매가를 내릴 지는 미지수이다. 음식점은 대개 500-1000원씩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지 200-300원 단위로 조정하지는 않는다. 장사도 안되는데 인건비까지 올라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2024년 전기요금 등의 상승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은행 총재도 올해 우리 경제의 최우선 과제로 '물가안정'을 손꼽았다. 고물가 고금리에, 낮은 경제성장률과 무역수지 적자 등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안좋다. 올 한해 적극적이고 치밀한 물가관리가 계속돼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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