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진 삼성생명 FC 영업본부 프로
박승진 삼성생명 FC 영업본부 프로

쓰레기들이 많이 있는 전봇대 근처를 보면 과태료 부과 경고문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곳에 쓰레기를 버린다. 하지만 그곳이 화단이라면,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현저히 줄어든다. 이처럼 경제적 주체에게 적극적인 지시를 내리기보다 팔꿈치로 슬쩍 찌르듯 하여 주체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은 넛지이론의 핵심이다. 그리고 행동경제학은 이 넛지이론을 중심으로 하여 온전히 합리적이지 못한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려 시도한다. 다시 말해,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실제 행동이 전통경제학에서 상정하는 합리성 이외에도 심리학, 사회학 등과 연관된다는 관점을 가지고 인간 행동과 그 결과를 규명하는 경제학의 한 분야이다. 한편 넛지에는 크게 3가지 원칙이 있다. 상대방을 오도해서는 안되고, 참여하고 싶지 않을 때 쉽게 빠져나올 수 있어야 하며, 넛지를 통해 유도된 행동이 그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든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무의식적인 방식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매우 혁신적인 방식이기 때문에 넛지이론은 큰 조명을 받게 되었다.

일견, 우리 사회에 제기되는 여러 사회적인 문제들도 어쩌면 넛지를 통해 해결할 수 있거나, 넛지로 해결할 수 있음에도 이를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지는 않을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임산부에게 제공되는 복지혜택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고 있음에도, 미래세대 인구감소가 현 세대에게 어떤 위협이 되어 돌아올지 알면서도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합리적인 수단을 동원했음에도 계속해서 문제가 개선되고 있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면 어떤 적극적인 수단을 동원하기보다는 정치, 사회, 경제 등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인식을 먼저 파악하고, 넛지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넛지하는 한편 이를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한 번 더 '왜 그러한가, 과연 그러한가'를 생각해볼 때이다. 박승진 삼성생명 FC 영업본부 프로

박승진 삼성생명 FC 영업본부 프로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