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행감서 계약방식 변화·임대업체 입찰 등 도마 위

대전예술의전당. 대전일보DB

공연 하루 전 취소라는 사상 초유의 오명을 남긴 대전예술의전당이 '망신의 힘'이라는 표현 등으로 강한 질타를 받았다.

대전시와 대전예당은 이번 문제의 배경이 된 무대 제작업체를 향해 뒤늦게 '강력한 법적대응'을 예고했지만, 입찰부터 사전점검까지 전 과정에 거쳐 총체적인 부실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상황이다.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조원휘 의원(더불어민주당·유성3)은 13일 대전시 문화관광국 행정사무감사에서 "대전예당 개관 20주년 기념 오페라 '운명의 힘'이 공연 하루 전날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로 대전시 '망신의 힘'이 됐다"며 "원인 분석과 책임 소재, 재발 방지 방안 등 향후 대책을 따져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예당은 지난 8-11일 공연 예정이었던 제작오페라 '운명의 힘'을 하루 전날 돌연 취소시켰다. 무대세트 제작업체가 공연 전날까지 무대 세트를 완성시키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공연 취소로 예매된 티켓 1568매가 전액 환불됐다. 무대 제작업체 잔금을 뺀 연출·출연, 무대 디자인 등 나머지 예산 수억 원은 약간의 감액을 거쳐 그대로 지급될 예정이다. 대전시는 오페라 무대 제작업체 입찰 방식 등을 감사하기로 했다.

조 의원은 "작년 연말부터 오페라를 기획·준비한 만큼 올해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입찰 업체 용역 의뢰도 조금 더 일찍 준비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며 "입찰 자체의 문제, 입찰 선정 업체의 전문성 문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대전시 등 원인이 나온 것 같다"고 비난했다.

대전예당이 협상에 의한 결정으로 내부 결재한 뒤, 대전시에 의뢰할 때는 적격심사로 계약 방식을 바꾼 점 등을 지적한 것이다. 입찰된 업체 또한 무대 제작 경험이 없는, 무대 장치 임대서비스업 업체로 밝혀지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정명국 의원(국민의힘·동구3)은 "대전예당은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내부결재했지만, 대전시가 적격심사로 공고 의뢰하면서 문제가 시작된 것"이라며 집행부와의 소통 미흡을 언급하는 한편, "입찰된 업체 또한 사업자등록증을 보면 영상·음향·조명 관련 기기 임대, 무대장치 임대 등 임대업체로 돼 있다. 어떻게 임대업체가 무대 설치 업체가 됐는지, 대전시에서 검증이 잘 됐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예당은 최소 한 달 전부터 충분한 사전점검을 했어야 한다"며 "이렇게 안일하게 하루 전 공연을 취소한 과정 등은 관장님이 묵인했다고 본다. 좀 더 세심히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덕규 대전예당 관장은 "참담하고 죄인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집행부와의 긴밀한 협조와 상의가 부족했던 점, 면밀히 살피지 못했던 점 사과드린다"며 "무대설치 업체와 관련해서는 계약 반환과 손해배상 청구 등 강력한 법적대응이 필요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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