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예지미선현진윤정', 초록우산 세종지역본부에 '특별한 날, 특별한 기부' 눈길

기부자명은 다섯명 모두의 이름을 딴 '윤하예지미선현진윤정'. 사진=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세종지역본부 제공

자신의 생일을 기념해서, 혹은 하늘로 먼저 간 친구를 기억하기 위해, 착한 기부를 하는 사례가 늘면서 사람 사는 세상을 보다 따뜻하게 한다. 익명의 독지가는 가수 등 아티스트의 이름을 빌어 기부하면서 팬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세종 고운동에 사는 하윤정(37)씨는 "먼저 하늘나라로 간 친구의 생일을 기념해 매년 10월이면 조금씩 돈을 보태 후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씨에게는 2006년 스무살, 캠퍼스에서 만나 17년 우정을 자랑하는 다섯명의 소중한 '단짝 친구'들이 있었다. 이중 한 친구가 2019년 1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남은 4명은 친구와의 소중했던 우정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초록우산에 '기부'를 하기로 했다. 기부자는 다섯명 모두의 이름을 딴 '윤하예지미선현진윤정'이었다.

하씨는 "저희에게 소중한 추억과 기억을 안겨준 친구를 이렇게 기부를 통해 계속 기억하고 싶었다"고 했다.

세종에 사는 김현(6)양 역시 최근 자신의 여섯 번째 생일날을 기념해 어린이재단인 초록우산 세종지역본부를 찾았다. 김양은 지난 다섯 번째 생일에도 기부금 전달을 위해 초록우산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양의 어머니 이주현씨는 "매년 아이의 생일을 맞아 초록우산에 기부하고 있다"며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선물 같은 우리 아이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사무실에도 직접 와서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김현양과 사촌지간인 정설(7)군도 지난 5월 자신의 어린이날 선물비용을 어려운 친구들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기부하기도 했다.

정군의 어머니 김한나씨는 "아이에게 나눔을 통해 기쁨을 나누는 뜻 깊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아티스트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는 팬 클럽도 눈길을 끈다.

'미스트롯' 9위에 올랐던 뮤지컬 배우이자 가수인 황우림씨의 팬클럽 '우리미' 또한 아티스트의 생일을 맞아 지난해 8월 1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팬클럽 매니저는 "평소 아티스트가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고 중학생의 어린 나이부터 꿈을 위해 노력해 온 것을 알고 있다"며 "뜻 깊은 날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일에 함께 하고 싶어 아티스트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겨울에는 아티스트와 팬이 함께 연탄봉사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미애 초록우산 세종본부장은 "특별한 날,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기부를 통해 기념일로 만드는 사람이 늘고 있어 고마우면서도 여전히 살 만한 세상이란 걸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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