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대 이건수 교수

[천안]5600건. 백석대학교 경찰학부 이건수 교수(55·사진)가 상봉시킨 실종가족의 수다.

이건수 교수는 실종수사의 국내 최고 권위자다. 그는 2012년 국내 최다 실종가족 찾기 공식 기록을 세웠으며 2013년 미국 월드 레코드 아카데미에 공식 등재됐다. 그는 경찰청에서 실종수사지도팀장, 182실종아동찾기센터장, 장기실종자추적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백석대에서 범죄수사학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이 교수가 실종자 수사를 시작한 것은 2002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에서 가족찾기를 담당하면서부터다. 당시엔 전란으로 인한 이산가족이 많았을 때였다. 그가 민원실에서 처음 맡은 사건도 6.25 전쟁 때 헤어진 형제를 찾는 일이었다. 의뢰인은 60대 후반의 할머니였다. 전문적인 실종자 수사 기법이 부족했던 때 그는 주먹구구식으로 덤벼들 수밖에 없었다. 전국의 실종자 동명인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고 직접 찾아가기를 반복했고 꼬박 6개월 만에 할머니의 잃어버린 형제를 찾았다. 48년 만의 상봉이었다. 2004년 그가 있던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은 가족을 잘 찾아주는 곳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 교수는 실종자 찾기를 '사명'으로 여기고 보직 이동을 마다하며 실종자 수사에 헌신했다.

2017년 경찰청 실종수사지도팀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떠난 그는 강단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백석대 교수로 임용된 후 그는 실종자 찾기를 중단하지 않기 위해 CSI 실종센터를 개소했다. 개소 이후 그의 사무실에는 하루 평균 3통 이상의 상담전화가 오고 있다.

이 교수는 ICT를 활용한 경찰수사 기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지난 2018년부터 인공지능 CCTV로 사람을 찾는 '복합인지개발기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프로파일러 추적'이라는 책도 냈다. 책에는 얼굴인식 기술, 인공지능, 휴대전화 활용 방안 등 과학수사 기법을 담았다.

이 교수는 이와 같은 실종수사 전문가 기르기에 진력을 다하고 있다. 이 교수는 "뜨거운 열정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며 관심 갖고 그들의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실종 수사 전문가가 나오기를 늘 바라고 있다"며 "과학수사 전문 인력을 많이 배출해 현장에서 능력 있는, 또 어려운 사람들의 사건을 해결하는 그런 전문가가 많이 양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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